韓 유전자 가위 제공, 美 인간배아 유전자 변이 교정 성공

▲ 비후성 심근증의 증상과 발병 원인
비후성 심근증은 MYBPC3 유전자가 망가지거나 변형되면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심장근육이 지나치게 두꺼워지는 질병이다. 유전적으로 발병할 확률이 매우 높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 인구 500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병으로 젊은 나이에 돌연사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또한, 유전으로 전달되는 비후성 심근증의 경우, 우성 유전의 특징이 있어 부모 중 1명이라도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게 되면, 자식 2명 중 1명은 비대심근병증에 걸리게 된다.
▲ 유전자 교정을 위한 유전자 가위의 제작과 적용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연구진은 비후성 심근증을 유발하는 MYBPC3 유전자 변이(4bp가 결실된 상태)를 교정하고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제작했다. 정상인 난자에 변이된 유전자를 갖고 있는 정자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주입한 결과, MYBPC3 정상 대립유전자(WT allele)를 이용한 유전자 교정이 일어났다.이는 외부 DNA 도입 없이도 세포 내 존재하는 정상적인 대립 유전자를 이용해 망가진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 유전자 가위 도입방식에 따른 유전자 교정 효율 향상 및 모자이크 현상 제거 효과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자 가위를 도입하는 방식을 변형해 모자이크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교정법을 선보였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후, 유전자 가위를 적용하는 방식(그림, 위)이 아닌 난자에 정자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동시에 주입하는 경우(그림 아래), 모자이크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이 방식을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유전자 교정이 일어나 MYBPC3 변이를 가지지 않을 확률이 72.4%에 달한다. 이는 부모 중 1명이 비후성 심근증을 갖고 있을 경우, 자녀가 비후성 심근증에 걸릴 확률이 50%에서 27.6%로 줄어드는 것이다.
▲ 절단 유전체 시퀀싱(Digenome-seq) 분석법을 통한 유전자 가위의 정확성 확인
연구진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절단 유전체 시퀀싱(Digenome-seq) 분석법을 활용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표적인 MYBPC3 변이 유전자 외 비표적위치에 작용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예상한 23개의 비표적 절단위치(off-target site) 중, 어떤 유전자에도 유전자 가위가 오작동하지 않는 것을 입증했다.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 연구팀이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OHSU)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팀 등과 함께 인간배아에서 비후성 심근증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 이하 IBS)이 밝혔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 Cas9)는 박테리아의 면역 체계에서 유래한 DNA 절단효소로 특정 유전자를 없애거나 더할 수 있고, 다른 염기서열로 교체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인간배아 유전자 교정을 통해, 비후성 심근증 변이 유전자가 자녀에게 유전되지 않을 확률을 자연상태의 50%에서 72.4%로 높여 유전자 가위로 유전병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단일 유전자 변이로 인한 유전질환은 1만 가지 이상이다. 혈우병, 겸상 적혈구 빈혈증, 헌팅턴병 등 희귀질환이 많고, 환자 수는 수백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의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비후성 심근증은 선천적으로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심장질환으로, 인구 500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데,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며 젊은 나이에 돌연사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번 연구에서 IBS 김진수 단장 연구팀은 배아 실험에 사용할 유전자 가위(크리스퍼 Cas9)를 제작해 제공하고, 실험 후 DNA 분석을 통해 유전자 가위가 표적 이탈 효과 없이 제대로 작동했음을 확인했으며, 인간배아에 유전자 가위를 도입해 유전자를 교정하는 실험은 미국 OHSU 연구팀이 수행했다.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은 정교한 유전자 가위 제작기술과 우수한 유전자 교정 정확도 분석기법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OHSU 연구진의 제안으로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OHSU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과 국립의학원의 가이드라인과 기관 자체 가이드라인 및 과학윤리위원회 검토 등 미국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인간배아 유전자 교정 실험을 안전하게 수행했다. 미국은 유전적 난치병 치료목적 기초연구를 위한 인간배아와 생식세포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유전자 교정의 성공률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수정 후 유전자 가위를 주입해서, 같은 배아에 유전자가 교정되지 않은 세포가 섞여 있는 모자이크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정자와 유전자 가위를 동시에 난자에 주입해서 모자이크 현상을 극복함으로써, 유전자 교정의 성공률을 높였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38.138) 온라인에 논문명 ‘Correction of a pathogenic gene mutation in human embryos’과 Hong Ma, Nuria Marti-Gutierrez, Sang-Wook Park(제1저자,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Jun Wu, Yeonmi Lee, Keiichiro Suzuki, Amy Koski, Dongmei Ji, Tomonari Hayama, Riffat Ahmed, Hayley Darby, Crystal Van Dyken, Ying Li, Eunju Kang, A-Reum Park(참여저자,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Daesik Kim, Sang-Tae Kim(참여저자,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Jianhui Gong, Ying Gu, Xun Xu, David Battaglia, Sacha A. Krieg, David M. Lee, Diana H. Wu, Don P. Wolf, Stephen, B. Heitner, Juan Carlos Izpisua Belmonte(공동 교신저자, 美 솔크 연구소 유전자 발현 연구실), Paula Amato(공동 교신저자, 오리건 보건과학 대학 배아 및 유전자 치료센터, 내분비과), Jin-Soo Kim(공동 교신저자,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Sanjiv Kaul(공동 교신저자, 오리건 보건과학 대학, Knight 심장의학 연구소) and Shoukhrat Mitalipov(공동 교신저자, 오리건 보건과학 대학 배아 및 유전자 치료센터, Knight 심장의학 연구소) 등으로 한국시간 8월 3일 새벽 2시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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