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통증으로 매일매일을 지옥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CRPS)은 특정부위가 화끈거리거나 타는 듯한, 손발을 자를 때보다 더 고통스러운 병으로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극심한 통증이 만성적으로 나타난다. 남들은 꾀병이라 오인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에 대해 일산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상일 교수(사진)와 알아본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원인은 골절, 수술, 염좌, 분쇄, 타박상 등의 외상 또는 장기간의(석고 등의) 고정(immobilization)에 의해서 나타나고 이 중에서 약 40% 이상이 골절에 의해서 발생한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사소한 초기의 외상에 비해서 과도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통증은 화끈거리고 타는 듯한(burning) 양상이 가장 흔하다.

미국과 유럽의 통계에 의하면 10만명당 약 6~25명 정도의 유병율을 보인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약 2∼3배 정도 많이 발생하며, 50세~70세 사이에 가장 흔히 발생하고, 소아에서는 사춘기에 가장 많으며, 6세 이하에서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통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되며, 특별히 환부에 대한 자극이 없이도 화끈거리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전기오는 듯 하거나 예리한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의 극심한 통증이 특히, 팔, 손가락, 손바닥, 어깨 부위에 지속적 또는 간헐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주증상인 통증 외에 피부색 변화, 땀샘 기능변화, 관절 부종 및 경직 발생, 관절의 운동범위 감소, 손발톱이나 모발의 성장 변화, 피부 온도변화 등의 동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일반적인 통증과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다른 점으로는 △칼로 베는 듯한, 타는 듯한 등 일반적인 통증표현과 다르다 △보이는 손상도에 비해 통증의 강도는 훨씬 크다 △통증이 오래 지속돼 치료기간도 길다 △스치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마약성 진통제가 잘 듣지 않는다 등이 있다.

진단은 환자의 임상적인 양상에 기초한다. 기타 체열검사, 골스캔 등의 보조적 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다른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서 근전도 검사, 신경전도 검사, 방사선 검사와 MRI 등의 여러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확실한 치료 방법은 없으나, 임상 양상에 따라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마약성 진통제, 항우울제, 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 치료방법이 있다. 또한 교감신경 차단, 경막외신경 차단, 말초부위 신경 차단, 관절강내 주사용법 등의 신경차단요법과 심리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자연적인 관해는 매우 드물다. 치료로 일시적인 관해를 보이는 경우에도 일 년에 약 6%의 재발율을 보인다. 발병 후 3개월 이내에 신경차단술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초기 진단과 치료가 늦어졌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면 통증의 강도를 상당히 경감시켜 일상의 복귀가 용이해질 수 있으므로 꼭 통증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골절, 염좌, 팔다리 수술, 부목고정 후 손상 부위에 화끈거리는 통증 및 부종이 있으며 그 정도가 손상에 비해서 통증이 극심할 때는 꼭 통증의학과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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