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소 늠름해진 소년처럼 저 멀리 보이는 산들도 차분해진 모습이다. 안정된 분위기를 펼쳐 보이는 이산저산들이 사람을 부르고 있다.

가을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이 이에 화답하고 있다. 륙색을 메고 가벼운 차림으로 주변 야산으로, 또는 고봉으로 발길을 옮기는 이가 늘고 있다.

그러나 자칫하면 산행 시 불의의 사고를 당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최근 발표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통계를 보면 2014~2016년 서울에서 산악사고 구조인원은 모두 3627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 가량인 1028명(28.3%)이 9~11월에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을철 등반사고로는 실족과 추락이 145건(39.7%)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일반조난 86건(23.6%), 개인질환 36건(9.9%)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암벽등반을 즐기는 인구도 늘면서 관련 사고도 10건(2.7%)을 차지했다.

사고 발생 시점은 하산 시간대인 정오부터 오후 6시에 전체 사고의 65.9%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산하면서 소위 ‘정상주’로 통하는 음주, 피로, 미끄럼 등으로 인한 낙상이 사고의 주원인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족과 추락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해야 하며, 산을 내려올 때는 체력이 소진되는 만큼 주의를 집중해서 내려와야한다고 소방재난본부는 당부했다.

또한 안전한 등산을 위해 독성 생물(독버섯, 벌, 뱀 등) 및 진드기, 저체온증, 조난 등의 상황을 조심해야 한다.

소방재난본부는 사고 예방을 위해 6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출발 전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항상 정해진 등산로를 이용하되, 하산은 일몰 2~3시간 전에 해야 한다. 둘째 산 정상 기온은 변화무쌍하므로 체온유지를 위해 방한복을 챙겨가야 한다. 셋째 산에 오르기 전 준비운동을 해서 부상을 예방하고, 체력은 30% 정도 남겨둬야 한다.

넷째 등산은 소모열량(600~1000㎉)이 많아 피로가 쌓이거나 지치면 부상이나 추락 위험이 높아지므로 비상식량을 챙겨 영양과 수분 섭취를 해줘야한다. 다섯째 장비를 통한 체중분산으로 골절 부상과 추락사고를 막을 수 있다. 여섯째 119 신고를 위해 산행 시 위치표지판을 수시로 확인하고, 사고가 나면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전달해야한다.

이밖에 심장질환 등 갑작스러운 돌방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해 산행을 계획하고, 혼자 등산을 하기 보다는 응급상황 발생 시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그룹을 이뤄 하는 것이 좋다고 의료전문가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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