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갑상선기능저하증 주의요구

똑똑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모든 여성들이 가진 소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출산을 앞둔 임신부들이 태교에 많은 정성을 들이는 것도 이러한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태아의 뇌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침에도 임신부들이 잘 알지 못해 간과하고 넘어가기 쉬운 질환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태아의 뇌 발달 뿐 아니라 임신중독증, 태반조기박리, 심장기능이상, 저체중아 등 심각한 임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 태아에게 주요한 영향을 끼치지만 임신 중 흔히 발생하는 증상과 비슷해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권지영 교수의 도움말로 임신과 관련된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진단, 치료,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알아본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태아와 임신 합병증 초래 가능

갑상선은 목의 한가운데에서 앞으로 튀어나온 물렁뼈의 아래쪽 기도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내분비기관이다.
이곳에서 분비하는 갑상선 호르몬은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상이 생기면 몸이 피곤하거나 졸리거나 혹은 원인 없는 체중 증가 혹은 감소가 올 수 있고 성격의 변화까지 가져올 수 있다.
 
이런 갑상선 호르몬이 임신 중 관심이 대상이 되는 이유는 산모의 체내 갑상선 호르몬이 태반을 통해 뱃속 아기에게 전달돼 태아의 갑상선에서 만들어낸 태아 갑상선 호르몬과 함께 태아 뇌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태아의 뇌형성은 임신 초기부터 시작해 임신 기간 전체를 거쳐 유아기 때 완성된다.
 
갑상선 호르몬 중 하나인 T4는 정상적인 태아 뇌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태아는 임신 12주가 지나서야 태아 갑상선에서 자체적으로 갑성선 호르몬 T4를 합성할 수 있으므로 그 전에는 태반을 통해 건너오는 산모의 갑상선 호르몬만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산모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임신 중 꼭 치료해야 하는 중요한 질환이다.
 
이미 발표된 연구들을 보면 임신 초에 발생한 중증의 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를 하지 않게 되면 태아 정신운동 발달지체의 위험이 비교군에 비해 2.5배 증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치료받지 않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아이는 평균 IQ가 100으로 정상 비교군의 평균 IQ인 107보다 7점이 낮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증상이 있는 ‘현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나뉜다.
 
현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 태아 뇌 발달 뿐 아니라 임신중독증, 태반조기박리, 심장기능이상, 2kg 미만의 저체중아, 사산아 등이 심각한 임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무증상의 갑상선 기능 저하증도 임신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태반박리증, 조산, 신생아 집중치료, 신생아 호흡기 치료 등의 위험이 정상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다.
 
◆진단 및 치료방법

임신 중에는 갑상선 저하증을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 현성(증상이 나타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 만성피로, 변비, 근육 경련, 체중 증가 등 임신 증상과 모호한 증상이 많기 때문이다. 현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1,000명의 임신부 중 2-3명에서 발생할 정도로 그 수가 적지 않다.
 
현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진단은 피검사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 (T3, T4)과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측정하는 것으로 간단히 이뤄진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는 5년 내에 현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피검사를 하지 않으면 진단하기 쉽지 않다.
 
임신 초기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인지 몰라 치료가 늦어졌다고 하더라도 진단 즉시 치료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을 정상으로 유지하면 치료를 안 하는 경우보다 임신 합병증과 태아 뇌발달 저하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에서 당뇨병을 포함한 면역질환의 위험도가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 기능 검사를 시행해 볼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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