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병원 내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881명 대상 설문조사 진행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최정윤)는 20일 제8회 골드링캠페인의 일환으로 전국 17개 병원에 내원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8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환자 10명 중 8명은 류마티스관절염과 연관된 합병증을 걱정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또한, 유병기간이 길어지고 동반질환이 많아질수록 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 대부분 당뇨•고혈압 등 동반질환 보유, 치료 관리에 빨간불
류마티스관절염은 인체 내 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 막(활막)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자 평생 치료가 필요한 만성병이다. 발병 1-2년 이내에 대부분의 관절 조직이 파괴되므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고 꾸준한 질환 관리가 중요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에 동반된 만성질환의 빈도를 조사했는데, 조사 대상 환자 두 명 중 한 명 이상(53%, N=469)이 동반질환을 한 가지 이상 앓고 있었다. 동반질환을 보유한 환자의 57%는 한 가지 질환을, 31%는 두 가지의 질환을 보유하고 있었다.

동반질환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순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혈압의 비중이 높았다(40대 이하 39.2%, 50대 47.7%, 60대 59.5%, 70대 이상 67%). 또한, 동반질환을 보유한 환자의 20%가 불면증을, 10%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시 신체적인 치료와 더불어 심리적, 정신적인 치료 접근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이명수 홍보이사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가 동반질환이 없는 경우 보다 사망의 위험률이 1.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동반질환의 관리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연유로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의 종합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특히 우울증 같은 경우에는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류마티스관절염 이외에 갖고 있는 동반질환(N=469)
환자 10명 중 8명은 합병증 걱정, 합병증 관리 및 식이 관련 전문의 교육 필요
환자의 약 79%는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을 우려하고 있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외에도 폐, 혈관, 눈, 신경, 신장 등 여러 부위를 침범할 수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환자들은 안구건조, 골다공증, 눈의 침범 순으로 많이 걱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본인에게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류마티스관절염의 합병증(N=695)
또한, 환자 대부분은 진료실 외에서의 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었는데, 필요하다고 응답한 교육 주제 역시 ‘합병증 관리 교육(25%)’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환자들은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 질환의 예후와 경과 등 다양한 주제를 고르게 교육받고 싶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류마티스관절염은 평생 치료가 필요한 만큼 전문의에 의한 식이나 운동교육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환자들도 공감하고 있었다(식이교육 18%, 운동교육 11%).

▲ 진료 외에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N=881)
최정윤 이사장은 “류마티스 내과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 외에도 여러 가지 원인의 관절염뿐만 아니라 면역질환과 골다공증을 비롯한 요통, 신경통, 근육통, 인대나 힘줄의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고 치료한다. 이 외에도 레이노 증후군, 구강궤양, 안구건조, 구강건조 등 많은 증상에 대한 검사 및 치료를 하고 있다”며 “학회의 지속적인 대국민 캠페인 등을 통해 이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단순히 질환에 대한 인식 증진을 넘어 환자들이 더 효과적으로 질환을 평생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서는 진료실 외에서도 질환 관리 및 식이/운동 요법 등 관련한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환경구축이 우선시 돼야 한다. 환자들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교육을 위한 충분한 시간 마련 등 환자들에게 종합적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양질의 환자 관리가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긴 병에 경제적 손실도 커져... 산정특례 제도 정부 지원 유지돼야
뿐만 아니라 환자들은 환자 교육 외에도 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유병기간이 길수록 관절 수술 경험이 많았는데, 유병기간이 7-10년인 환자의 17.5%가, 10년 이상인 환자의 23.6%가 관절 수술을 경험했다. 조기치료와 생물학적 요법으로 환자의 삶의 질은 많이 개선됐지만, 길어지는 유병기간과 이에 따른 관절의 변형 및 통증으로 인해 생활에 곤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전체 환자 중 30% 가량은 노동 능력의 손실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유병기간이 길수록, 동반질환의 개수가 많을수록 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국내 류마티스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던 2014년의 조사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데, 직장인 환자의 경우 한 달에 하루 이상 결근하거나 3일 정도 조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근로자 평균임금으로 계산하면 정상인들보다 한 달에 90만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 [유병기간별] 류마티스관절염 진단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워짐(N=255)
류마티스관절염은 긴 유병기간과 동반질환으로 인한 환자의 경제적 손실이 커 산정특례 적용 대상 질환으로 분류돼 있으며, 현재 환자 본인 부담금은 10% 수준이다. 실제로 조사에서도 환자 10명 중 9명은 산정특례 제도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부담을 줄이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유병기간이 길수록 산정특례 제도가 치료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아, 제도에 의지하고 있는 환자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현숙 홍보간사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대한류마티스학회의 골드링캠페인 등을 통해 과거에 비해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으나 전문의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난치 질환임은 변함이 없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류마티스관절염은 유병기간이 길고 동반질환도 많이 발생해 이에 따른 치료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백한주 의료정책이사는 “류마티스관절염은 희귀난치질환임에도 그동안 의료지원사업에서 제외돼 왔고, 환자들은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현 급여체계에서 적절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정부가 희귀질환과 난치질환을 구분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류마티스관절염이 희귀질환에서 제외돼 지원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현행 산정 특례 제도 등은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포함해 적절한 치료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또한 환자 교육은 류마티스관절염의 환자들의 질환 활동성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인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산정특례의 범위를 확대하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정부의 지원책이 나와야 하며,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급여제도의 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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