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발은 걸을 때 심장에서 보낸 혈액을 받아 다시 온몸으로 보내는 펌프 작용을 한다. 사람은 일생 동안 지구 둘레를 4바퀴 반 돈다고 할 정도로 발을 많이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 관리에 소홀하다. 발목을 삐거나 통증이 발생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이렇게 발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무시했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발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질환에는 무지외반증과 족저근막염, 발목 염좌 등이 있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서 튀어 나온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삐뚤어져 중간 관절 부위가 튀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폭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겨울철에는 꽉 끼는 구두나 롱부츠 같은 신발을 신으면 볼이 좁아 무게 중심을 앞으로 쏠리게 만들어 발의 변형을 일으킨다. 증상이 심해지면 걸음걸이가 비정상적으로 바뀌고 관절염, 허리디스크 등 2차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김학준 교수는 “무지외반증은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질환이 아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보조기구나 의약용 신발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실시하고 이미 변형이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엔 수술적 치료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수술적 치료는 뼈를 깎고 정렬을 바로 잡아주는 절골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다. 튀어나온 엄지발가락의 뼈 자체를 돌려 제자리를 잡아주는 절골술을 시행할 경우 재발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수술은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로 진행하고 수술 후 착용하는 특수 신발이 있기 때문에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다만 뼈가 완벽히 붙는 시간은 2~3개월 가량 걸리므로 이 기간 동안은 운동이나 운전이 어렵다.

발을 디딜 때마다 악! 소리,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근육막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발바닥 안쪽에 압통이 발생한다. 아침에 일어나 첫 발자국을 내디딜 때 심한 통증이 있고 몇 발자국 걸으면 조금 나아진다. 딱딱한 길 위를 오래 걷거나 달렸을 때, 발에 맞지 않는 운동화를 신었을 때, 체중이 갑자기 불어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오랜 시간 서 있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 병원을 찾으면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1~2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면 된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환자는 체중 부하를 분산시켜 주는 특수 깔창을 사용해야 한다. 또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으면 족저근막염 유리술을 받는 것이 좋다.

발바닥 근막을 늘리는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500ml 정도의 플라스틱 병을 얼려서 발바닥 아래에 놓고 선 자세에서 앞에서부터 뒤로 플라스틱 병을 굴리는 운동을 15분에서 20분 정도 지속해 주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겨울 스포츠 즐길 때 특히 주의, 발목 염좌
발목 염좌는 발을 잘못 디뎌 삔 경우를 말한다. 요즘처럼 스키나 스노보드, 스케이트와 같은 겨울 스포츠 활동 중에 발생할 위험이 높다.

그렇지만 발목 염좌는 비교적 흔하게 발생해 대부분 찜질이나 파스를 붙이면서 자가 치료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발목 염좌가 생긴 후 제대로 된 치료 없이 회복하기 전에 또다시 발목을 삐게 되면 인대가 약해지고 점점 헐거워져 발목불안정증이 발생하게 된다.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최대한 발목 사용을 자제해 빠른 시간 내에 통증과 붓기를 가라앉히고 경과를 지켜본 뒤 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학준 교수는 “평소 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중간 중간 스트레칭을 해 발바닥과 장딴지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면서, “급격한 체중 증가는 발에 엄청난 부담이 되니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이들은 체중 조절이 필요하며 신발은 너무 꽉 조이거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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