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에 의한 신경독성 물질 형성 과정 밝혀

▲ 구리 이온에 의한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 생성
(A) 구리 이온은 알파-시누클린의 N-말단과 히스티딘 잔기를 통해 결합하여 거대고리구조를 만든다.
(B) 구리 이온이 알파-시누클린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조건에서 단백질 섬유의 길이가 짧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전자현미경 이미지).
(C-D) 거대고리구조는 알파-시누클린 단량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면서 핵의 형성을 촉진하지만, 구조적 변형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핵의 신장을 방해한다.
▲ 구리 이온에 의해 생긴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의 세포독성
(A-C) 구리 이온에 의해 생긴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녹색 형광표지 및 면역블롯)가 긴 형태의 섬유에 비해서 세포에 더 많이 전달됨을 알 수 있다.
(D-E) 전달된 알파-시누클린 섬유들이 신경세포(NeuN 녹색형광 및 팔로이딘 적색형광)들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F)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의 형성과정과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모식도로 나타냈다.
김준곤 교수(고려대학교)·이민재 교수(서울대학교) 연구팀이 구리 이온에 의한 신경독성 물질 형성 원리를 밝힘으로써, 파킨슨병의 발병 과정을 제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이 밝혔다.

파킨슨병은 퇴행성뇌질환의 일종으로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몸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운동장애가 발생한다. 그 원인으로는 뇌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응집된 뒤 신경세포에 유입돼 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다양한 응집체 중에서 구리 이온과 함께 결합된 응집체가 강한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과정을 최초로 규명해냈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 응집이 잘 발생하는 뇌의 흑질 부분에 구리 이온이 다른 부분보다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고, 분자구조 연구, 세포독성에 대한 연구 등을 다각적으로 진행했다.

일반적으로는 알파-시누클린 단량체들이 서로 결합해 섬유핵을 형성하고 여기에 다른 단량체들이 이어져서 긴 섬유형태를 이룬다. 반면에 구리 이온이 알파-시누클린 단량체와 결합되면 거대고리구조 형태가 만들어지면서 섬유핵 형성이 촉진되지만 구조적인 뒤틀림 때문에 길게 신장되지 못하고 짧은 섬유가 형성된다.

짧은 알파-시누클린/구리 응집체는 신경세포 안으로 쉽게 유입되고 정상적인 세포 기능들을 방해함으로써 신경독성을 유발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민재 교수와 김준곤 교수는 “이 연구는 구리 이온이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을 발생시키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분자와 세포 수준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세포의 금속이온 항상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퇴행성뇌질환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응용화학) 2월 16일에 논문명 ‘Supramolecular Modulation of Structural Polymorphism in Pathogenic α-Synuclein Fibrils Using Copper(II) Coordination’, 이민재 교수(교신저자, 서울대학교), 김준곤 교수(교신저자, 고려대학교), 최태수 박사(제1저자, 고려대학교) 등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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