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자에게 더욱 효과적인 산책, 조깅 그리고 스쿼트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증가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하는 것은 좋지만 심혈관질환자들의 경우 잘못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데 2016년도 봄에 해당하는 3~5월에 심혈관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87만285명으로, 겨울철인 1~2월의 환자수인 84만1992명에 비해 약 3만명 정도 많다.

건강 위해 시작한 봄철 운동, 혈관 수축 유도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
몸 속 혈관만큼 온도에 민감한 곳은 없다. 기온이 1℃만 떨어져도 혈압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각종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운 겨울철에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학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겨울철에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그렇지만 날씨가 조금씩 풀리게 되면 설레는 마음에 활동량이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봄철에는 큰 일교차로 자율신경계 기능의 적응력이 떨어지고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잦아지며 혈전이 쉽게 생긴다.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심혈관질환의 발병률이 오히려 상승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봄철 운동이 독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등산, 혹은 겨울철 늘어난 뱃살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달리기 등이 돌연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자들의 봄은 일반인들의 봄과는 다르다.

OK내과 이수진 원장은 “봄철은 날이 풀리며 활동하기에 좋은 계절이지만 몸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로 고강도의 운동을 하게 되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특히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던 환자들의 경우 심장마비, 심장 돌연사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으므로 운동 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따뜻한 봄을 차갑게 만드는 심장 돌연사의 원인,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심장 돌연사의 80% 이상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경우에 발생하게 된다. 관상동맥의 이상은 심혈관질환의 선행 질환으로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선, 협심증은 동맥경화, 혈전(혈관 내에 생기는 피떡) 때문에 관상동맥 내부가 좁아지며 심장 근육의 혈류 공급에 장애를 발생시키는 질환이다. 평소 안정된 상태에서는 일상 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격렬한 운동,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증상이 발현된다.

협심증의 증상으로는 가슴을 쥐어짜듯이 조이는 듯한 통증, 뻐근함, 소화불량, 어깨에서부터 팔까지의 통증 등이 있다. 가슴통증의 경우 호흡 곤란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속 시간은 대개 5분 이내이다. 흉통이 지속되다 갑작스러운 실신 혹은 심장마비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심근경색증은 동맥경화로 좁아진 관상동맥에 동맥경화판의 파열로 인한 혈전이 생기며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장 근육에 30분 이상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심장 근육이 괴사되며 온전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심근경색증의 가장 큰 증상은 흉통이다. 가슴 한 가운데를 누르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증을 의심해야 한다. 때에 따라 흉통을 호소하기도 이전에 갑작스러운 실신 혹은 심장마비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경우도 있다.

이원장은 “봄철 야외 활동을 하는 도중에 가슴을 누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질 경우 심장 근육에 무리가 간 것이므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본인의 상태에 맞는 적정한 강도로 운동하되 운동 전후로 특이 증상이 나타난다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산책, 조깅, 스쿼트… 건강한 혈관 만들어 심혈관질환자에게 도움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며 다양한 대사기능 및 심혈관 기능의 개선을 유도한다. 또한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교차가 심한 봄은 심혈관질환의 발병 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고강도의 운동 중 심정지의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100배 정도 높기 때문에 운동할 때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운동 중에는 항상 맥박을 관찰해 최대 심박수의 50~75% 정도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이는 1분에 보통 '(220-나이)×0.75'로 계산하면 된다.

심장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고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을 권한다. 전신의 모든 근육을 사용하는 지구성 운동은 심폐능력을 향상시키고 체지방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심박수를 높여 혈류 속도를 빠르게 해 동맥경화가 생긴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운동 1회 시 40~60분 정도 무리하지 않는 정도로 일주일에 4회 이상 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운동 강도는 약간 힘이 든다는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호흡하는 것이 벅차다면 한 단계 낮추어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운동의 종류에 있어서도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상체 운동보다는 하체 운동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하체에는 모세혈관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에 하체 근육를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은 체내 혈액 순환을 도와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허벅지 근육은 우리 몸의 30%를 차지할 정도의 큰 근육으로 에너지를 저장해 주는 저장고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하체 근육이 줄어들어 에너지를 저장할 공간이 부족해지면 각종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은 스쿼트이다. 일주일에 2회 정도가 적당한 운동량이다.

이 원장은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순간적인 힘이 필요한 무산소운동이나 사이클, 배드민턴, 축구, 농구 등의 구기 종목보다는 가벼운 산책과 조깅, 하체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하체 운동 위주로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내게 맞는 운동과 강도를 찾고 금연, 금주, 식단 조절 등의 생활습관을 병행한다면 보다 건강한 심장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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