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 이 모씨는 십여 년 전부터 취미로 등산을 시작해 건강을 관리해 왔다. 3년 전 가을, 이씨는 산행을 나섰다가 무릎에서 뚝뚝 소리와 함께 뻑뻑한 느낌을 받았다. 한동안 등산을 쉬었던 이 씨는 다시 산에 올랐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 등산을 포기했다. 이 씨는 점점 무릎 통증이 심해지고, 절뚝거리며 걷게 되어 병원을 찾은 후 결국 무릎 골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2017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골관절염은 전체 관절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와 함께 관절 연골 손실 및 악화가 진행되는 질환으로, 과거에는 정상적인 노화의 결과라고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골관절염은 단순히 연골 마모에 의한 퇴행성 질환이 아닌, 다양한 병리학적 요인이 동반된 ‘염증성’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골관절염의 주요 증상은 통증으로, 발생한 부위가 아프고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며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초기에는 간헐적으로 통증이 발생해 방치되기 쉬우며, 병이 진행될수록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까지 어려워진다. 최근 영국의 한 연구에서 골관절염은 장기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11가지 질환 중 ‘건강관련 삶의 질’을 낮추는 3번째 원인으로 뽑힌 바 있는데, 이는 통증으로 인한 심리적인 변화, 우울증의 발병률 증가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골관절염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 바뀌고, 복합적인 발병 기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골관절염 치료법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골관절염의 진행을 멈추는 약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치료는 크게 비약물적 치료와 약물 치료로 나뉜다.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고 심한 관절염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경우 수술적 치료를 요한다. 비약물적 치료는 운동, 물리치료, 습관의 개선 등이 있으며, 약물적 치료는 진통제, 히알루론산 주사 등이 있다. 흔히 뼈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일시적인 통증 감소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장기간 사용시 부작용의 우려가 크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보존적 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던 골관절염 환자들에서 2년 이상의 통증과 기능 개선 효과를 보인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돼 골관절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주목된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물질 발현에 영향을 주기 위해 투여하는 유전물질 또는 유전물질이 변형되거나 도입된 세포를 함유하고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화학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적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는 단순히 염증을 감소시키는 치료법이 아닌 비정상적인 관절 내 면역 환경을 바로잡아 관절염이 악화되는 고리를 차단해 진행을 늦추고 관절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세계 최초의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 주(이하 인보사®)’는 사람으로부터 얻은 동종연골유래세포와 연골세포성장인자인 TGF-β1 유전자를 도입해 형질 전환된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가 3:1로 혼합된 약물이다. 수술하기에 이른 중증도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옵션으로, 간단한 주사 요법만으로 단기적인 보존 치료에 머물러 있던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인보사-케이는 무릎의 절개 없이 1회 주사 투여로 2년간 지속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내 임상 3상을 통해 인보사-케이 투여 환자군 중 84%에서 통증 및 기능 개선 효과가 밝혀졌으며, 미국 임상 2상에서는 환자 중 88%에서 2년간 통증과 기능 개선 효과가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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