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염기교정 가위로 멜라닌 색소 유전자 교체… 근육 생성 관여 유전자 교정

▲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 개념 및 작동 원리
2016년에 학계에 보고된 시토신 염기교정 가위(위)는 DNA 서열 중 시토신(C)만 찾아 티민(T)으로 교체할 수 있다. 가이드 RNA가 표적 DNA에 결합하고, nCas9이 DNA의 한 가닥만 자르고 나면 그 사이에 시토신 탈아미노효소가 표적 DNA에서 시토신(C)만을 찾아 티민(T)으로 변형한다.
반면 지난해 발표된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아래)는 아데닌 탈아미노효소(cytitdine deaminase)가 융합돼 서열 중 아데닌(A)만 찾아 구아닌(G)으로 교체할 수 있다. 작동원리는 시토신 염기교정 가위와 동일하다. 가이드 RNA가 표적 DNA에 결합하고 Cas9이 DNA의 한 가닥만 자르고 나면 그 사이에 탈아미노효소가 표적 DNA에서 아데닌(A)을 가수분해하고, DNA 복구 과정에서 이노신(I, 세포 내에서 시토신(C)과 결합)이 구아닌(G)으로 변형되는 원리다.
▲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로 Tyrosinase 유전자가 교정된 생쥐
멜라닌 생성에 관여하는 Tyrosinase 유전자를 교정해 만들어진 생쥐.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로 유전자의 특정위치에서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치환했다. 그 결과 태어난 생쥐(Tyr #4, 가운데)는 눈과 털이 하얗게 되는 히말라야 돌연변이가 발현돼 백색증이 나타났다.
▲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로 Dmd 유전자 교정
연구진은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를 반으로 절단해 각각을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AV)를 이용(그림 b)해 근위축증이 발생한 생쥐 근육에 전달했다. 그 결과, 근육세포의 안정적 유지에 관여하는 Dmd 유전자를 교정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Dmd 유전자의 염기 중 특정 위치에서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치환해 변이를 교정(그림 a)했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교정된 생쥐(+ABE)(그림 c)의 경우, Dystropin 단백질과 근육의 유지에 필요한 nNOS 단백질(neuronal nitric oxide synthase, nNOS)이 발현되면서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유전체 교정 연구단 김진수 단장 연구팀이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Adenine Base Editor, 이하 염기교정 가위)’를 이용해 생쥐의 DNA 중 원하는 염기 하나만을 바꿨다. 동물 개체에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를 적용한 첫 사례다. 또한,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돌연변이 생쥐의 성체에 염기교정 가위를 적용해 정상 유전자로 되돌리는데 성공, 난치성 유전질환 치료 가능성을 입증했다.

DNA는 생명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아데닌(A), 티민(T), 시토신(C), 구아닌(G) 네 개의 염기가 서로 쌍(A-T, C-G)을 이뤄 염기 서열을 만든다. 염기교정 가위는 단일 염기 하나만을 바꿀 수 있는 인공제한 효소다. 2016년 시토신(C)을 티민(T)으로 바꾸는 염기교정 가위(Cytosine Base Editor, CBEs)가 먼저 개발됐고, 지난 해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바꿀 수 있는 염기교정 가위가 이어 등장했다. 전세계 연구진들은 대부분의 유전질환이 단일 염기의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에 염기교정 가위 개발이 난치성 유전질환 연구에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쓰인 염기교정 가위는 DNA의 한 쪽 가닥만 자르는 Sterptococcus Pyogenes Cas9 (spCas9)과 아데닌을 가수분해하는 탈아미노효소(adenine deaminase)로 구성돼 있다. spCas9으로 잘려진 DNA 한 가닥에서 탈아미노효소가 아데닌(A)에서 아미노 그룹을 제거하면 DNA 복구 과정에 의해 구아닌(G)으로 바뀌는 원리로 작동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염기 변환으로 정확하게 원하는 형질 변환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염기교정 가위를 생쥐 배아에 전달해 멜라닌 색소 형성에 관여하는 Tyrosinase(Tyr) 유전자의 염기 교체를 시도했다. Tyr 유전자가 망가지면 멜라닌 색소 생산이 중단되면서 일명 ‘히말라야 돌연변이(Himalayan mutation)’가 유도된다. 염기교정 가위 전달 결과, 연구진은 Tyr 유전자의 염기가 교체돼 백색증(Albino) 생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표적한 Tyr 유전자에만 변이가 일어났는지 전 유전체 분석(whole genome sequencing)으로 확인한 결과, Tyr 유전자에만 변이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생쥐 유전체인 28억 쌍의 염기 중에 단 하나의 염기만을 교체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어 연구진은 근육세포의 안정적 유지에 관여하는 Dmd 유전자 변이로 근위축증이 발병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근위축증은 Dmd 유전자가 근육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돕는 디스트로핀(Dystropin)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연구진은 염기교정 가위를 반으로 절단해 수송체인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AAV)에 실어 효과적으로 근육 조직에 전달했다.

염기교정 가위를 성체 생쥐 근육에 주입한 결과, 연구진은 Dmd 유전자의 돌연변이 염기가 정상 염기로 치환되면서 디스트로핀(Dystropin)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근육 내에서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염기교정 가위를 동물 배아가 아닌 동물의 성체 조직에 도입해 처음으로 유전질환 치료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이로써 IBS 연구진은 지난해 2월 시토신 염기교정 가위를 동물 개체에 적용해 성공한 데 이어,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의 첫 동물실험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같은 유전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더 나아가 실험 모델의 성체에서 돌연변이 교정 효과까지 확인했다.

김진수 단장은 “이번 연구는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를 이용해 질환 동물을 개발하거나 유전질환의 원인인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교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IF 41.667)’에 4월 28일 토요일 새벽 4시(한국시간)에 논문명 ‘Adenine base editing in mouse embryos and an adult mouse model of Duchenne muscular dystrophy’, Seuk-Min Ryu, Taeyoung Koo, Kyoungmi Kim, Kayeong Lim, Gayoung Baek, Sang-Tae Kim, Heon Seok Kim, Da-eun Kim, Hyunji Lee, Eugene Chung & Jin-Soo Kim 등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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