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환자, 최근 5년간 24.4% 증가…유일한 예방법은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호 교수는 지난 1월 무게 2kg의 자궁근종이 발견된 A(48․여)씨를 로봇수술로 치료했다. 그녀는 6개의 자궁근종이 발견됐으며 가장 큰 자궁근종의 크기는 지름 12cm로 자궁이 복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근육층 안에서 자라는 자궁선근종까지 발견돼 자궁을 절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박성호 교수는 최첨단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Xi를 이용하여 개복수술 없이 자궁을 절제하고 자궁근종도 제거할 수 있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아랫배에 통증이 계속되고 갑작스럽게 소변이 갑자기 마려운 긴박뇨 증상 등이 점점 심해졌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을 방문한 그녀는 자궁근종 진단을 받았고, 자궁근종이 너무 커 개복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개복수술을 받게 되면 배꼽 위까지 절개해야 해서 평생 큰 흉을 갖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녀는 개복수술을 피하고 싶었다. 또 하이프 시술 등 비수술적 방법도 알아봤으나 근종의 크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을 찾은 그녀는 박성호 교수로부터 “어렵지만 로봇수술을 통해 최소 절개로 자궁을 제거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박 교수는 인간의 손떨림 없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로 자궁선근종이 발견된 자궁과 자궁근종을 제거할 수 있었다. 특히 10배 이상 확대된 시야를 제공하는 카메라는 3D 입체영상을 통해 미세한 혈관까지도 확인이 가능해 다른 조직이나 혈관의 손상 없이 치료가 가능했다.

성공적으로 로봇수술을 받은 그녀는 수술 후 통증도 적고 매우 빠른 회복속도를 보였다. 수술 후 사흘만에 퇴원해 일상으로 복귀한 그녀는 “자궁근종이 너무 커 개복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작은 흉터만 남는 로봇수술로 치료가 가능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박성호 교수는 “정상 자궁의 무게는 60g 정도며, 일반적으로 250g 이상 무게의 자궁근종을 거대 자궁근종이라고 말한다”며 “자궁근종의 무게가 2kg에 달하는 A씨는 매우 드문 경우이며, 이정도 무게의 자궁근종 치료는 외국에서도 증례보고가 될 정도로 수술 난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분의 나이와 자궁선근종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자궁근종과 자궁을 함께 제거하는 안전한 수술법을 택했고, 환자분 또한 개복수술을 피할 수 있어 매우 만족했다”고 말했다.

불임이나 유산의 원인될 수 있는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자궁의 대부분을 이루는 두꺼운 근육인 평활근에서 발생하는 양성종양으로 30~40대 여성의 40~50%에게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자궁근종 환자는 매년 늘고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 통계분석에 따르면 자궁근종 환자는 2013년 29만3440명에서 2017년 36만5247명으로 최근 5년간 2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근종은 난소의 기능이 왕성할 때 잘 자라고 초경 이전이나 폐경기 이후에는 드물게 나타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커질 경우 자궁을 압박해 생리양이 많아지고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또 빈뇨나 변비, 허리 통증 등의 증상도 생기며 무엇보다 불임이나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근종은 위치에 따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A씨의 경우처럼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중요하다.

고령임신 증가로 자궁 보존하는 근종절제술 수요 늘어
자궁근종의 크기가 계속해서 커지거나 생리통, 생리과다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 제거 수술을 하게 된다. 자궁근종은 재발 가능성이 높은 점 때문에 이전에는 자궁을 완전히 제거하는 자궁적출술이 많이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 출산연령이 점점 늦어지며 자궁근종을 제거한 뒤에도 임신을 원하는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근종만 제거하고 자궁을 보존하는 근종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또 이미 출산을 한 여성들 중에도 자궁 보존을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궁 적출로 인한 여성성 상실과 이로 인해 우울증 등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로봇수술로 거대 자궁근종 제거
로봇수술은 자궁근종 제거에 있어서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먼저 개복수술과 비교해서 흉터와 통증이 적고 회복기간도 월등히 빠르다. 또 개복수술의 경우 배를 열고 공기가 유입됨에 따라 수술 후 자궁이 다른 장기와 유착될 가능성이 있다.

복강경수술은 최소 절개로 수술이 이뤄지지만 일직선으로 된 장비의 특성상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추후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 절제 부위에 대한 정교한 봉합이 중요한데 근종이 자궁내막에 가까이 있을수록 깊이 절개하고 2~3중으로 꿰매야 해서 수술 난이도가 높아진다. 완벽한 봉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임신으로 절개부위가 다시 벌어져 산모와 태아의 생명까지도 위협 받을 수 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는 이처럼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만을 가진 로봇수술로 가임성 보존과 작은 흉터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근종절제술을 하고 있다. 박성호 교수는 “로봇수술은 집도의의 미세한 손떨림까지도 보완할 수 있으며 넓은 시야를 통해 정교한 절개와 봉합이 가능하다”며 “크기가 배꼽아래까지 오는 자궁근종의 경우 배꼽부위를 이용한 단일공 로봇수술(Single Site)로 흉터가 보이지 않게 제거가 가능하며, 그 이상 크기의 근종은 4개의 구멍을 뚫는 일반적인 로봇수술로 제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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