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을 안고 사는 대한민국 30대

 
30대는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다. 하지만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생활습관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생활습관 개선 및 검진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6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30대는 음주나 흡연, 섭식, 운동 등의 지표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매우 나쁜 수치를 기록했다. 흡연 인구 비율은 남녀 모두 30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음주, 과식의 경우도 30대 남녀가 1~2위를 차지했다. 반면 운동은 70대 이상 노년층 다음으로 실천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생활습관을 방치하게 되면 젊은 나이에 비만,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비만은 30대 남성 2명 중 1명이 해당될 정도로 비율이 높아졌고, 고혈압, 당뇨 수치도 높아지고 있다. 합병증 우려가 큰 만성질환을 방치하면 중년이 돼서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소견이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신정호 과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본원에서 진행한 종합건강검진 수검자 중 30대 비중이 가장 높을 정도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정작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은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30대의 건강은 40대 이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속적인 운동과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건강에 관심이 높은 30대가 늘고 있다. 일반건강검진은 전체 연령대에서 2012년 수검률이 77.2%에서 2016년 77.7%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30대는 2012년 77.2%에서 2016년에는 82.9% 로 5% 이상 증가했다. 일반 검진 외 자신의 몸 상태를 세밀하게 알고 싶어 다양한 검사가 가능한 종합건강검진을 찾는 젊은 층 또한 늘어나고 있다. H+양지병원이 올해 2~4월 진행했던 건강검진 이벤트에서도 30대 수검자는 전체 28.5%로 다른 연령대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50대 21.2%, 60대 21.0%).

 
30대의 건강 관심은 높아졌으나 정작 건강한 생활습관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30대 흡연은 남성 51.5%, 여성 7.6%로 전체 평균인 남성 40.7%, 여성 6.4%에 비해 높았다. ▲월간 음주율도 30대 남성 82.6%, 30대 여성은 55.5%로 각 성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에너지 및 지방 과잉섭취 또한 30대가 11.0%로 20대(12.3%)에 이어 2위였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30대 남성 38.6%로 1위, 30대 여성 36.7%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유산소 신체활동과 근력운동 실천율은 10.6%에 불과했는데 70대 이상(5.1%)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정리하면 30대는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면서 운동은 적게 하고, 스트레스로 음주, 흡연이 잦다는 분석 결과다.

30대의 안 좋은 생활패턴은 과도한 업무, 잦은 술자리,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생활 습관이 계속되고 건강검진에 나타난 전조증세를 무시하면 만성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실제 비만은 30대 남성 2명 중 1명(45.4%)이 해당될 정도로 위험 수준에 도달했고, 과거 중•장년층의 질환인 고혈압도 30대 유병율이 2010년 7.2%에서 2016년 10.3%으로 증가했다.

만성질환의 가장 큰 문제는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다는 점이다. 비만, 고혈압, 당뇨는 발병 초기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불편함을 못 느껴 검진을 받지 않고 방치하면 40~50대에 각종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30대부터 올바른 생활습관과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더불어 30대의 고혈압 인지율은 17.1%, 당뇨 인지율은 44.0%로 전체 평균인 68.9%, 73.2%보다 낮고, 치료율 또한 낮아 질환 발견을 위한 검진과 지속적인 치료 의지가 중요하다.

신정호 과장은 “30대는 바쁜 일정으로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가 어렵지만 한 번 무너진 건강은 되찾기 힘든 만큼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며 평소에도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꾸준히 추적,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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