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은 물론, 남성 불임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어

서구화된 식습관과 바쁘고 여유 없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로 우리나라의 위식도역류질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커피, 탄산음료, 튀기고 기름진 음식, 술 등 현대인이 좋아하는 기호식품들이 위식도역류 유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담배 역시 증상을 매우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도와 위 사이에서 위산의 역류를 방지하는 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져 식도 입구에 위산이 역류함으로써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바로 위식도역류질환이며, 일반적으로 PPI라는 위산분비억제제 약물로 치료한다. 위산분비억제제는 위산의 분비를 억제해 위산의 식도 자극 증상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음식물 역류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못한다.

그런데 이 위산억제제를 장기복용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

단기 부작용으로는 설사, 변비, 탈모, 발진 과민반응 등이 있고, 장기 부작용으로는 위산분비억제로 인한 소장 내 산도저하로 인해 칼슘흡수가 방해돼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또한 마찬가지 이유로 대장 내에서 균감염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 외에도 남성의 불임률, 뇌졸중 등 심혈관위험도, 신부전 그리고 폐렴의 발병을 증가시키며, 최근 보고는 위암 등 악성종양의 발생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있다. 때문에 만성적인 위식도역류질환을 위산억제제의 복용으로만 치료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위식도역류의 근본적인 치료법으로는 항역류수술이 있다. 항역류수술(fundoplication)은 위와 식도의 경계를 근처 위 조직으로 둘러 감싸주어 느슨해진 식도 근육을 다시 조여주는 수술이다. 느슨해진 하부식도 주변을 조여주어 위내용물의 역류 자체를 방지하기 때문에 위식도역류를 차단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이 수술법은 위식도역류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서구에서는 이미 실행된 지 오래된 표준화된 수술로 고난도의 위암수술에 익숙한 국내의 위장관외과 의료진에게 그다지 부담없는 수술에 속한다. 최근에는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으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후유증과 합병증도 미미하다.

이미 서구에서는 항역류 수술이 매우 흔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한해 4만명의 환자들이 수술로 치료한다. 또한, 항역류수술은 검증된 수술방법으로 국내에서도 의료급여가 적용되고 비용도 저렴하다.

많은 사람들이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수술까지 받아야 하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환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위식도역류질환이 심해졌을 때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나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증상이 심하고,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는 “가벼운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사람을 만나고, 집중해서 공부를 한다든지, 누워서 잠을 자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런 경우 위산억제제를 먹더라도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으며 언제든지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가 횡경막 위로 올라오는 식도열공탈장으로 항역류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위식도역류질환이 극적으로 호전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위산분비억제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골다공증, 감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약을 끊을 수 없어 평생 복용해야 한다면, 부작용을 고려해서라도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수술의 위험도가 과거와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감소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단기간의 약물치료는 당연히 수술적 치료보다 비용적으로 싸다. 그러나 단기간 약물치료로 효과가 떨어지고 투약을 장기간 지속해야 하는 만성적 상태가 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유럽에서 시행한 전향적연구에서는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 두 군을 분석해 보았더니 치료 후 2년째부터 수술군에서의 치료비용이 저 저렴하고, 환자만족도도 의미 있게 좋은 결과를 보였다. 결국 비용 대비 효과면에서 수술적 치료가 더 우수하다는 결론이었다.

박성수 교수는 “항역류수술은 약물로 위식도역류를 치료하는 환자라면 대상이 되지만, 특히 식도열공탈장을 동반한 경우, 약물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복용이 수월하지 않은 경우, 속쓰림이나 통증은 조절되지만 음식물 자체의 역류 증상 때문에 견디기 힘든 경우, 식도염이 진행돼 식도하부염증의 정도가 심해지는 경우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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