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상 오류 규명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은 최근 마취통증의학과 김영욱 교수가 ‘척추관협착증 진단에서 면관절의 비대는 잘못된 진단법(Facet joint hypertrophy is a misnomer)’이라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수의 신경뿌리를 압박해 신경 증상과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척추관이 좁아지는 대표적인 원인은 퇴행성 변화로 요추의 황색인대 또는 면관절(후관절)이 비대해져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영욱 교수는 이번 논문을 통해 그동안 임상이나 의학저널에서 표현했던 ‘면관절의 비대’는 올바른 표현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러한 주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21년 전인 1997년 영국 퀸 엘리자베스 병원의 Barry 교수는 ‘면관절 비대는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단지 가설만 세웠을 뿐 이를 객관적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해 내지 못해 인정받지 못했다.

김영욱 교수는 이번 연구 논문에서 21년 전 Barry 교수의 가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김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 114명과 정상인 86명의 요추 자기공명영상(MRI)을 비교·분석했다. 가설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김 교수는 면관절 두께를 측정할 수 있는 가상의 선과 면관절 면적을 측정하기 위한 가상의 면적을 만들었다. 또한 1mm 정도 공간의 면관절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기존 영상이미지를 3배로 확대해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면관절 두께가 정상인에 비해 31% 얇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면관절의 면적 또한 척추관협착증 환자에서 36%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계에서 그동안 통용돼 온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이 면관절의 비대가 아닌 축소임을 증명한 것이다.

 
김영욱 교수는 “정확한 원인 파악과 그에 따른 진단만이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동안 잘못된 원인으로 척추관협착증의 진단을 내렸는데 바로잡을 수 있게 됐다”며 “척추관협착증 진단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학술지(SCI)인 ‘메디슨(Medicine) 2018년 6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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