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 발표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센터장 한창수)는 「2017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2013년부터 시행해 온 사업으로 병원 응급실에 정신건강전문요원 등 2명의 전문인력을 배치해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내원한 사람에게 상담 및 사례관리 등 사후관리를 해준다.

자살시도자가 퇴원한 후에도 전화 및 방문 상담을 진행하고, 정신건강 및 복지서비스 및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계해 자살 재시도를 막는 데 목적이 있다.

사업을 수행한 총 42개 병원의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1만2,264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응답자 중 과거 자살을 시도한 비율이 35.2%(3,016명)에 달하고, 응답자 대부분은 6개월 내에 다시 자살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1만 4696명의 답변 분석 결과 자살시도의 동기는 △정신건강 문제(31.0%) △대인 관계(23.0%) △말 다툼 등(14.1%) △경제적 문제(10.5%) △신체적 질병(7.5%)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실제 자살사망자의 자살동기가 △정신적 문제(36.2%) △경제적 어려움(23.4%) △신체질환(21.3%) 순인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2016, 경찰청).

자살시도자의 상당수가 음주 상태였고(53.5%), 자살시도자 대부분이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했으며(88.9%), 절반 이상이 자살시도 시 도움을 요청(52.1%)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자는 자살사망자에 비해 여성 그리고 20대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후관리서비스에 동의하고 사후관리 접촉이 4회까지 진행된 자살시도자 총 3,999명을 대상으로 사후관리서비스 효과를 분석한 결과, 사후관리서비스를 진행할수록 △전반적 자살위험도 △자살계획·시도에 대한 생각이 감소하고, △알코올 사용문제 및 스트레스 △식사 및 수면문제, 우울감 등 정신상태 등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 자살위험도 변화를 살펴보면, 1회 접촉 시 자살위험도가 ‘上’인 경우가 15.6%(567명)에서 4회 접촉 시 6.3%(231명)로 감소했다.

 
자살계획이 있는 경우는 1회 접촉 시 3%(119명)로 나타났지만, 4회 접촉 시 1.3%(52명)로, 자살시도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1회 접촉 시 1.6%(63명)이었지만 4회 접촉 시 0.6%(23명)로 각각 감소했다.

 
알코올 사용문제가 있는 경우는 1회 접촉했을 때 14.5%(564명)였으나 4회 접촉 시 10.7%(414명)로, 스트레스 요인이 있다고 답한 비중은 1회 접촉 시 73.3%(2,823명)에서 4회 접촉 시 58.3%(2,231명)로 감소했다.

 
식사 및 수면 문제가 있다고 답한 응답이 1회 접촉 47.9%(1,812명)에서 4회 접촉 시 35.4%(1,335명)로, 우울감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회 접촉 62%(2,345명)에서 4회 접촉 시 44.6%(1,684명)로 각각 감소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을 통해 삶의 희망을 되찾게 된 사례들도 많다.

부산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A씨는 20대에 조울증이 발병해 20년간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최근 가족 갈등으로 두 번째 자살을 시도했다. 사례관리자는 이혼 후 생계가 곤란한 A씨에게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퇴원 후 주간재활이 가능한 사회복귀시설을 연계하는 한편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장기적인 사례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고령의 나이로 오랜 신체적 통증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70대 B씨는 아픈 삶을 끝내고 싶다며 자살을 시도했다. 사례관리자는 B씨에게 외래 치료를 위해 병원에 내원 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설득했고, B씨의 보호자와도 전화 면담을 지속해 B씨를 지지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의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중앙자살예방센터 한창수 센터장(고려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이번 결과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자살시도자가 음주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그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하면서, “사후관리를 통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적절한 치료 제공과 사회·경제적 지원으로 자살시도자의 자살 위험을 분명히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수행기관을 올해부터 총 42개에서 52개 병원 응급실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사업수행기관으로 새롭게 선정된 기관은 서울의료원, 중앙대학교병원 등 10개 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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