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와 서초구보건소는 지난 6월 4일, 서초구에 있는 박연아 이비인후과에서 지난해 발생한 ‘주사부위 이상반응 집단발생’에 대해, ‘주사제의 사용과 관리 과정 중 오염’으로 발생했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집단발생의 원인병원체는 비결핵항산균인 마이코박테리움 압세수스(Mycobacterium abscessus)로 추정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조사 결과 해당 의원에서 사용된 약품의 원제품에 대한 무균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고, 동일 약품이 공급된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상반응 발생이 확인되지 않아, 감염 원인은 주사제 준비(혼합과정 등), 주사제 투여 행위, 개봉한 주사용수를 보관했다가 다시 사용하는 과정 등 주사제의 사용과 관리 중 오염으로 주사부위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것이다.

한편, 지난 5월에는 강남구 피부과에서 집단 패혈증이 발생했는데 프로포폴 주사바늘에서 동일 균이 발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상반응 발생자의 혈액과 환경검체에서 '판토에아 아글로메란스균(P. agglomerans)'이 확인됐다고 5월 16일 전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와 프로포폴 등 환경 검체에서 확인된 판토에아 아글로메란스균이 동일한 유전자형으로 확인된 점을 볼 때, 동일한 감염원에 의한 집단 발생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프로포폴 제조상의 오염, 해당 의원에서의 투약 준비 과정 및 투약 당시 오염 등을 포함해 다양한 감염경로 및 감염원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약품‧환경검체에 대한 미생물 검사와 의무기록 확인 등 종합적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작년 12월에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4명의 신생아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4명의 환아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지질영양주사제 오염이 신생아 사망과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망환아에게 분주해 투여된 지질영양주사제에서 사망환아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유전자형과 항생제 내성을 가진 시트로박터 프룬디 균을 검출했고, 지질영양제를 투여받은 환아와 사망 위험 간 연관성 및 인과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잊을 만하면 의료기관에서의 사고가 뉴스로 터져 나온다. 몇 년에 걸러 한 번씩도 아니고 몇 개월에 한 번씩 꾸준히 사고가 생긴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게다가 이런 사고들이 단순한 부주의나 타성에서 비롯됐다고 확인되는 기사들이 나올 때마다 터져나오는 한숨을 막을 수 없다.

물론 대다수 의료기관들과 의료인들이 그들의 자리에서 자신의 직업을 천직삼아 묵묵히 일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의료기관이나 인물들이 타성에 젖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혹은 과중한 업무로 인한 부주의함 때문에 의료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 대부분은 그 일이 잘못됐을 때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나 방법이 있다. 아무리 심한 결과가 나왔더라도 진심을 다한 사죄를 받아들이는 경우도 물론 있다.

그러나 의료사고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의료사고는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의료인들이 많은 시간 동안 교육받고, 훈련하며 면허를 취득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사고들은 이들의 노력을 한순간에 수포로 돌리고 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키운다.

의료사고는 사고 당사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안겨준다. 그래서 의료기관들과 의료인들은 매순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모든 의료인들에게 매 순간 긴장하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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