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판막질환의 경피적 시술 적응증 확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유철웅 교수팀(정한샘 교수, 주형준 교수, 심재민 교수, 박성미 교수, 유철웅 교수)이 수술 후 발생한 승모판 협착증 환자에게 수술 없이 판막이식에 성공했다.

▲ 대퇴정맥을 통해 하대정맥, 우심방, 심방 천자 후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의 부전상태의 인공판막에 새로운 경피적 인공판막을 삽입하기 직전의 모습
▲ 기존의 수술로 치환된 판막에 새로운 경피적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과정
▲ 경피적 인공판막 삽입 후의 모습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이 국내에서 이뤄진 적이 있지만 모두 승모판 역류증 환자가 대상이었고 승모판 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술의 성공은 대동맥 판막 협착증뿐만 아니라 대동맥 판막 역류증, 승모판막 역류증, 승모판막 협착증 모두에 경피적 시술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TMVI 또는 TMVR)이란 가느다란 도관을 이용해 대퇴정맥을 통해 심장의 우심방으로 접근하고 심방중격에 인공적인 구멍을 뚫어 이를 통해 인공 판막을 진행시켜 승모판에 넣는 시술로,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시술 기법이 필요해 세계에서도 극히 드물며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단계인 최신치료법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두 예가 성공했을 뿐이며 그 중 한 예가 유철웅 교수팀에 의한 것이었고 모두 수술적 승모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에서 발생한 승모판막 역류증에 대한 치료였다.

경피적 판막 치환시술은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널리 쓰이는 치료법이지만, 승모판막 질환같은 경우에는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시술이 가능하다. 특히 승모판막 협착증은 승모판막 역류증에 비해 시술하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모판 판막 이식은 현재까지는 가슴을 여는 수술적 치료가 표준치료다. 그러나 고위험환자가 판막에 기능 이상이 발생했을 때는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수술 위험도를 측정하는 STS 점수(수술 후 30일 내 사망 가능성)가 8% 이상이면 고위험으로 분류하며 이 경우 수술적 부담이 매우 크다.

이번 시술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은 환자는 81세 고령으로, 2010년 중증 승모판 협착증으로 인해 승모판막 치환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승모판 협착증이 진행돼 결국 중증 승모판 협착증에 폐고혈압까지 동반됐다. 2017년 경피적 승모 판막 풍선확장술을 받았으나 이후에도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호흡곤란이 진행됐고, 숨이 차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으며 전신쇠약으로 컨디션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졌다.

약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손을 쓰지 않으면 곧 생명을 잃을 수 있지만, 환자의 저조한 컨디션, 기존 개흉수술 경험, 고령 등으로 위험요소들이 복합돼 있어 재수술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유 교수팀은 마지막 희망으로, 국내에서 단 한 번도 시도되지 못한 승모판막 협착증에 대한 경피적 승모판막 치환술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기로 결정했다. 시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환자의 승모판막 협착증은 완전히 교정돼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유철웅 교수는 "경피적 판막 치환술은 개흉수술로 인한 여러 합병증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회복 및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훨씬 빠르고 병원 입원기간 단축과 추후 재발 시 재시술이 용이하다”며 “앞으로 적응증을 넓혀 수술위험도가 높아 생명을 끈을 놓아야만 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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