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PB1-F2, 인터페론 신호전달 관여하는 필수 단백질 ‘DDX3' 분해시켜 인터페론 베타의 유도 저해

▲ 고위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1918 pandemic virus)의 감염 기전모델
1918 스페인 독감의 PB1-F2 단백질이 인터페론 생성에 중요한 숙주 단백질인 DDX3와 결합해 분해시킴으로써 항바이러스 반응을 차단하고 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병인성* 이 높아짐을 확인했다.
* 병인성(pathogenicity) : 병원체가 숙주에 대해 질병 및 사망을 일으키게 하는 능력

성백린 교수(연세대학교), 김균환 교수‧박은숙 교수(건국대학교), 김광표 교수(경희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으로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에서 독성을 일으키는 핵심 인자와 그 원리를 규명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이 밝혔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5,000만명 이상의 사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이 고위험성 독감(인플루엔자) 감염은 막대한 인명 피해와 국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어, 그 병인과 치료 개발 연구가 절실하다.

연구팀은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의 'PB1-F2'라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있음을 주목했다. 이것이 우리 몸의 항바이러스 역할을 하는 인터페론 베타를 강력하게 저해해 바이러스의 병독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와 같이 PB1-F2 단백질의 특정 위치의 아미노산에 돌연변이가 있을 때만 이 특성이 나타나며, 돌연변이가 없는 병독성이 약한 일반적인 인플루엔자는 이러한 성질을 나타내지 않았다.

돌연변이 PB1-F2은 인터페론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필수 단백질인 ‘DDX3'를 분해시킴으로써 인터페론 베타의 유도를 강력히 저해한다. 이는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 및 사망으로 이어진다.

김균환 교수는 “이 연구는 스페인 독감의 새로운 병인 기전을 규명한 것으로 향후 새로운 형태의 고위험성 인플루엔자 감염의 치료제 개발에 응용될 수 있으며, 특정 위치의 돌연변이 규명을 통해 스페인 독감과 같은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조기에 검출하고 이를 예측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성백린 교수는 “스페인 독감은 인류가 경험한 감염성질환 중 최고의 사망률을 기록한 사건으로서 이제 100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의 높은 병원성에 대한 해석이 가능하게 됐다. 최근 들어 스페인 독감과 유사한 유전적 변이와 중증 감염이 나타남에 따라 경종이 울려지고 있다”고 연구 결과의 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엠보 저널(EMBO Journal)’에 4월 12일 논문명 ‘Co-degradation of interferon signaling factor DDX3 by PB1-F2 as a basis for high virulence of 1918 pandemic influenza’, 박은숙 교수(제1저자, 건국대), 성백린(교신저자, 연세대), 김균환 교수(교신저자, 건국대) 등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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