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림프구 자극해 류마티스 악화시키는 핵심인자 규명

▲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조직에서 수행한 현미경 사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로부터 얻은 관절조직에서 면역조직염색을 수행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혈관(붉은색, 왼쪽 위) 주위에 근접해 수많은 림프구(초록색, 오른쪽 위)가 침윤돼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조직에서 림프구들을 인터루킨 17(흰색, 왼쪽 아래)에 대한 항체로 염색했더니 상당한 수의 림프구가 인터루킨 17을 발현하고 있었다.
세 가지 색깔의 염색을 통합한 사진(염색-통합, 오른쪽 아래)은 혈관-림프구-인터루킨 17간의 삼각관계가 얼마나 긴밀한지를 잘 보여준다.
▲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경우 관절의 염증이 줄어든다.
태반성장인자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거한 생쥐의 다리에 만성염증을 유도했다. 결과 태반형성인자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생쥐(그림 A의 윗부분)에 비해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생쥐(그림 A의 아랫부분)에서 뒷다리 관절의 붓기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이 관절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생쥐에서 관절 주위에 염증반응 (화살표)이 크게 감소함을 확인했다(그림 B).
항 vWF 항체를 이용해 같은 부위에서 혈관세포를 염색한 결과 갈색으로 염색된 혈관의 숫자가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생쥐에서 현저히 적었다(그림 C).
이를 통해 생체 내에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경우 관절에 염증이 줄어들고 혈관의 생성도 함께 감소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림프구에 태반성장인자가 많을 경우 혈관생성과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이 크게 증가한다.
(그림 A) 림프구에서 만들어진 태반성장인자가 혈관의 생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위해 태반성장인자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림프구를 생쥐의 뱃속에 이식하고 일주일 후에 혈관이 얼마나 생기는 지 관찰했다. 결과 태반성장인자를 많이 만들 수 있는 림프구(그림 A의 아래)는 태반성장인자를 만들지 못하는 림프구(그림 A의 위)에 비해 혈관형성이 크게, 병적으로 증가했다.
(그림 B) 림프구에서 만들어진 태반성장인자가 류마티스 관절염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생쥐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콜라겐 유도성 관절염)을 유도했다. 결과 림프구에서 태반성장인자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생쥐(파란색 정사각형, Plgf-Tg)는 정상 마우스(검정색 원, WT)에 비해 관절염의 발생이 시간에 따라 크게 증가했다. 이상의 실험들을 통해 림프구에 태반성장인자가 많을 경우 혈관형성이 병적으로 많아지고(그림 A) 생쥐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이 현저히 증가됨(그림 B)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완욱 교수(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연구팀이 병든 림프구를 자극해 정상적인 면역체계를 혼란에 빠트리는 결정적 인자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병든 림프구에서 다량 분비돼 혈관 형성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등 류마티스를 악화시키는 인자로서 태반성장인자의 역할을 규명한 것이다. 향후 태반성장인자를 조절하는 방식의 난치성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반성장인자(placental growth factor, PlGF)는 혈관을 생성시키는 주요인자 중 하나로 임신 중 태반에서 생산돼 태반 내 혈관 형성과 영양막 성장을 촉진시킨다. 암, 만성염증, 죽상경화증 등 질병 상황에서 병을 일으키는 물질로 작용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 내에는 정상 관절에 비해 태반성장인자가 4배 이상 증가돼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서는 병이 생긴 부위에 혈관이 잘 발달돼 있고 혈관 주위에 병든 림프구가 많이 모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로 가까이 있는 혈관과 림프구의 상호작용에 대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고 실제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태반성장인자가 인터루킨 17의 상위 조절자로서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인터루킨 17은 병원체에 대한 숙주방어 또는 이상 면역반응 유도 등의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이다. 실제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서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림프구가 크게 증가돼 있으며 이를 차단하는 약물이 사용되고 있다.

실제 태반성장인자를 만드는 림프구를 제거한 생쥐의 다리에 만성염증을 유도한 결과 뒷다리 관절의 붓기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병든 면역반응이 줄어들고 염증반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반대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태반성장인자를 많이 만드는 림프구를 만들었더니 인터루킨 17이 증가하면서 증상이 나빠졌다.

김완욱 교수는 “태반성장인자를 억제할 경우 혈관의 증식과 림프구의 비정상적인 활성을 감소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음으로써 부작용 없이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난치성 면역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핵심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8월 13일 논문명 ‘Placental growth factor regulates the generation of TH17 cells to link angiogenesis with autoimmunity’, 김완욱[교신저자], 유승아[제1저자], 조철수 교수 등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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