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 활용, 인간 표피성장인자를 공급해 장 보호벽 복구

▲ 인간표피성장인자 생산 프로바이오틱 공장을 통한 장관의 건강 회복
환자의 장 장벽이 붕괴되고 마이크로바이오타의 침투와 염증 자극이 지속되는 악순환 경로를 타파하고 인간 표피성장인자의 생산 미생물 공장을 통해 장내 점막장벽을 복구하고 근원적으로 건강한 장내환경을 구현하는 기술 규명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문유석 교수(부산대학교 의과학과) 연구팀이 크론씨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에서 나타나는 염증을 완화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장 내에 흔히 서식하는 대장균을 활용해 표피성장인자를 지속적으로 염증부위에 공급, 염증성 장질환 및 대장암 동물모델에서 장벽손상을 복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표피성장인자(EGF, Epidermal Growth Factor)는 상피세포의 성장을 돕는 단백질로 인체의 여러 세포와 조직에서 만들어져 분비된다. 표피 궤양을 치료하기 위한 연고나 화장품, 위궤양 치료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이다.

염증성 장질환에서는 지속적인 장관(腸管, intestinal tract) 염증으로 장의 보호벽이 붕괴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오타의 침투가 쉬워지고 이로 인해 염증이 더욱 악화된다. 기존 소염제나 항생제를 이용하는 화학적 치료방식은 부작용 또는 내성의 우려가 있었다.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는 장내 점막층에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존재하는 균총이다. 일반적으로 숙주와 공생관계를 잘 유지하나 숙주의 면역성 약화나 장벽 붕괴시 마이크로바이오타는 숙주 조직층으로 침투해 숙주를 공격할 수 있다.

상피층을 재건해 상처를 치유하는 표피성장인자 같은 생물학적 치료제는 부작용이나 내성 우려는 적지만 먹었을 때 분해되기 쉬워 1% 이하만이 표적부위에 도달하는 데다 장기간 투여 시 암 성장을 촉진할 수 있어 문제였다.

이에 연구진은 표피성장인자를 만드는 유전자가 재조합된 대장균으로 표피성장인자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분비하는 생체 내 바이오공장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대장균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단백질을 궤양부위까지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장 내에 구현함으로써 장관에서의 분해 위험을 원천적으로 회피한 것이다.

실제 생쥐에서 장내 점막에 부착된 표피성장인자 전달 대장균은 표피성자인자를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분비해 점막장벽의 줄기세포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장벽세포의 분화를 촉진해 성숙하게 함으로써 장내 마이크로바이오타의 침투와 이로 인한 염증적 자극 및 조직 손상을 완화시켰다.

또, 장벽의 재건과 항상성 유지를 도와 장내 마이크로바이오타 침투로 인한 염증자극 등이 억제돼 염증 사이토카인카인 등에 의한 암세포 성장촉진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었다.

장 내 마이크로바이오타 자체 생태계를 교란하지 않고, 손상된 점막을 재건하고 이들의 침투를 제어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문유석 교수는 “생물학적 제재의 안정성 문제와 화학적 약물치료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최소한의 경제적 투여로 환자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역대학우수과학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결과는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인사이트(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Insight)에 8월 22일 논문명 ‘Non-oncogenic Restoration of Intestinal Barrier by E. coli-delivered Human EGF’, 문유석 교수(교신저자/부산대학교), 유미라, 김주일 박사과정 학생(공동 제1저자/부산대학교), 안정훈 전임교원(공동저자/한국과학영재학교) 등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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