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현재 A형간염 환자 1만1,676명 발생

 

최근 A형간염이 급증함에 따라 간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발견이 어렵고 만성화 될 경우에는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 또는 간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예방 및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원 교수와 함께 간 건강과 간염에 대해 일아본다.

간염바이러스는 발견된 순서에 따라 A형~G형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 A, E형은 급성 바이러스 간염을 일으키고, B, C, D형 간염은 만성으로 악화돼 간경변증, 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A형, B형, C형 간염이 흔하다.

A형간염, 시간 지나면 대부분 자연회복, 치료제 없어 예방접종이 중요
올해 A형간염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8,000명 이상의 A형간염 환자가 발생해 작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A형간염은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집단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위생환경이 나빴던 과거에 많이 발생한 관계로 50대 이상에서는 대부분 면역력을 획득한 상태이지만 20~30대에서는 면역력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다.

초기 증상은 감기몸살과 비슷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가 감기로 생각하고 있다가 눈과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발생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몸살기운, 피로감, 구역, 구토, 황달 등이 2주 이상 지속돼 고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자연히 회복하며 만성화되지 않는다.

현재까지 A형간염에 대한 치료제는 없어 예방접종이 중요하며 특히 감염에 취약한 40대 미만의 환자에서 예방접종이 추천된다.

B형간염, 완치제 無, 항바이러스제로 질병진행 막을 수 있어
한때 우리나라가 B형간염 왕국이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 오명을 벗기 위해 1995년부터 B형간염 예방접종이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으로 도입됨에 따라 20대 미만에서는 B형간염 유병율이 0.3% 미만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B형간염은 우리나라 간질환의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한다.

B형간염은 혈액이나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며 대표적인 예가 어머니와 신생아 사이의 수직감염으로 우리나라에서 90% 이상이 여기에 해당된다. 악수나 포옹, 같은 식기 사용, 가벼운 입맞춤, 기침 등의 일상적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칫솔이나 면도기 등 혈액이 묻을 수 있는 것은 함께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족 중에 B형간염 환자가 있고, 본인이 항체가 없다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추천된다.

B형간염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간경변증, 심지어는 간암이 상당 부분 진행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아쉽게도 현재까지 B형간염에 대한 완치제는 없으나 B형간염 바이러스를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약제가 있어 B형간염으로 진단됐을 경우에는 주치의와의 상의 하에 약제 시작 여부를 정하고, 약제를 시작했을 경우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C형간염, 완치제 有, 조기 치료 중요
A, B형 간염과 달리 C형간염에 대한 예방 백신은 존재하지 않아서 예방에 어려운 점이 많다. 하지만, 바이러스성 간염 중 유일하게 12주 이하의 약제 복용을 통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 C형간염이다. 따라서 간질환이 진행하기 전에 C형간염을 발견하고 치료한다면 예후가 좋다.

1990년 이전에는 수혈과 관련돼 대부분의 C형간염이 발생했으나 그 후에는 수혈 전에 C형간염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관계로 수혈에 의한 전염은 거의 없다. 최근에는 B형간염과 마찬가지로 혈액 및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경우가 많아서 침습적 시술을 받을 때 주의할 필요가 있으며 같은 식기 사용, 악수나 포옹 등의 일상적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C형간염은 완치 가능한 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는 2030년까지 C형간염 환자의 80%를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C형간염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환자가 자각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고, C형간염 검사가 국가검진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은 관계로 간 질환이 많이 진행된 후에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C형간염에 대한 선별검사를 국가검진항목에 포함시켜 생애 1번이라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원 교수는 “A, B, C형 간염은 간단한 혈액검사로 진단 가능하다”며 “건강검진상 간수치가 올라 있거나 피로감이 심하다면 간염에 대한 검사를 받아보길 적극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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