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이사장 신동원)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센터장 강윤형)은 22일 코로나19 학교 심리방역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고 학교 공동체에 응급심리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코로나19 대응이 생활방역으로 전환됨에 따라 개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학 첫날부터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다시 귀가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연일 코로나19로 인해 서로 비난하는 양상의 기사들이 올라오고 서로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달리기도 합니다. 감염병 유행 시 특정 집단을 비난하게 되는 것은 불안이 투사되는 과정이고 이것은 확진자나 주변인들에게 아픔을 남길 수 있습니다.

메르스 확진자를 추적 조사해 보니 유행 당시 스티그마(낙인감)와 불안을 많이 느꼈던 것이 스트레스장애를 일으켰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본 학회는 지난 5월 15일 등교개학을 앞두고, 교육부와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학교 심리방역에 전문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로서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와 함께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학생, 교사, 학부모에게 응급심리지원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에, 학교 공동체의 주인인 학생, 학부모, 학교 및 교육당국에 심리방역 전문가로서 다음을 간곡히 권고 드립니다.

1. 학생
학생은 자신뿐 아니라 학교와 지역사회, 즉 친구와 가족을 위해 방역 수칙을 숙지하고 감염예방을 위해 노력합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은 무언가를 잘못하였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예기치 못하게 감염병에 걸릴 수 있으며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감염병 확진자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도와주어야 하는 대상임을 이해합니다.

2. 학부모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학교와 적극 소통하고 가족 전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학교에 등교하는 것은 단순히 공부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발달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학교에 다시 가는 것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지지해 주세요.

아이들이 지나친 불안을 갖지 않도록 어른들이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부모가 불안해 하면 아이들도 불안해 할 수 있습니다.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안심할 수 있도록 학교와 소통하세요.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공동체 안에서 함께 협력하여 역경을 이겨내고 연대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감염병 확진자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도와주어야 하는 대상임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시고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모범을 보입니다.

3. 교사, 학교 및 교육 당국
학교 안에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고, 학생과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도록 충분히 소통해 주세요. 학교와 학부모 간의 신뢰는 학교 내 심리방역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감염병 재난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학교는 교직원들의 소진을 방지할 수 있도록 업무분장을 하고 근무시간을 엄수해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십시오.

감염병이 발생하면 루머, 낙인 등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심리방역 및 필요 시 교육을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정보가 부족한 신종감염병의 경우 불필요한 의심과 잘못되고 과도한 정보 등으로 인하여 구성원 간의 오해와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하십시오.

함께 노력하여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교사와 관리자가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세요. 서로를 배려하고 이겨내려는 희망과 연대의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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