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이른 더위가 겹치면서 면역력이 저하되면 몸 속에 숨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다시 재발해 몸의 신경을 타고 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를 대상포진이라고 하는데, 대상포진은 초기에 치료를 잘 하면 후유증 없이 낫지만 치료를 늦게 시작했거나 대상포진이 생긴 후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일산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장수 교수와 알아본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란 무엇인가?
대상포진 피부병변이 좋아지고 난 뒤에도 척수에서 비정상적인 감각 통증 전달 신호와 과정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남는 신경계통 질환으로 발병 후 1개월 혹은 3개월 이상 지속된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 왜 오는 것인가?
잠복하고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몸의 면역이 저하되거나 억제된 상태에서 재활성화되면서 신경절이나 말초신경, 중추신경 등에 신경파괴와 신경염증을 유발시키게 된다. 이로 인해 지속적인 자극과 흥분이 신경에 발생하고 점차 증폭돼 뇌에서 통증을 인지하게 된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 유병률은 어떻게 되나?
인종별 지역별 일부 차이가 나지만 대체적으로 대상포진 환자의 5%에서 30% 이상이 신경통으로 발전한다. 60세 이상 고령, 초기 극심한 통증이 수반되거나, 피부의 수포 병변이 광범위하게 퍼진 경우, 눈을 침범한 경우, 수포 발생 전에 일측면에 극심한 작열 통증 등 전구증상이 명확한 경우에 대상포진 후 신경통증으로 갈 위험도가 커진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 증상은 무엇인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증은 대표적인 신경병증성 통증이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침범한 신경병변 해당 부위에 따라 예리하고 타는 듯한 그리고 찌르는 듯한 혹은 깊은 곳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이 동반된다.

물론 자극이 없더라도 자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운동신경기능에도 영향을 주어 손과 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고, 복벽 근육의 수축운동이 떨어짐에 따라 배가 불러 보이는 증상도 보인다. 피부감각신경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피부가 남의 살처럼 멍멍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눈 주위에 생긴 대상포진 후 신경통증은 통증뿐만 아니라 신경병증성 소양증이 같이 동반돼 무척 가렵고 손으로 긁기 때문에 피부에 상처가 반복적으로 생길 수 있다.

또한, 통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만성화되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데 지속적인 통증과 함께 갑자기 오는 발작성 통증 때문에 통증에 대한 불안감, 우울감이 심해지게 되고 불면증도 찾아올 수 있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 치료법은 어떻게 되나?
초기에 적극적인 신경차단 치료가 필요하지만 출혈유발 약제를 먹고 있거나 혈액응고 장애가 있는 이들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또한 대상포진과 그 병태 생리가 다른 만큼 치료도 달라져 약물요법이 주된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할 경우 오심, 소화 장애 등과 진정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에게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투여하던 삼환계 항우울제가 무작위 대조군 실험에서 진정 효과와 더불어 진통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 고위험군에서 대상포진 초기에 저용량의 항우울제와 진통제를 적절하게 투여한다면 효과적으로 통증 조절을 할 수 있고 신경통으로 진행을 줄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사용되고 있어 예방주사를 맞을 경우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또한, 현재 사용되는 생백신 외에도 사백신이 곧 판매될 예정으로 고령의 환자들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대상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50대 이상의 경우 병원을 방문해 상담하고 주사를 맞을 수 있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 관리법은?
첫째, 본인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과 신체적인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신체적인 활동과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감 해소 그리고 염증 물질들의 신체 내 분비를 줄여 면역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이미 대상포진에 걸린 환자에게는 평소보다 체력이 떨어지고 피로감이 쉽게 찾아오기 때문에 운동보다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둘째,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염증 매개 물질의 분비를 상승시키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지속 되면 염증 물질들이 증가하고 면역체계가 약해져 쉽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적인 스트레스의 원인들 즉, 질병, 통증, 불안감, 공포감, 피로감, 불면증, 우울증 등에 따라 이를 해소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하고, 필요하다면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미 대상포진에 걸린 환자에게 통증은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통증 관리를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

셋째, 적절한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통해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지만 식습관의 변화와 소화기능의 저하로 영양공급에 제한이 올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영양섭취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종합 비타민제제 복용, 프로바이틱스를 포함하고 있는 유산균 제제나 음식 섭취, 아연, 셀레늄 등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는 채소,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면역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넷째,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병력을 조사해 보면 대상포진 발병 전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와중에 피부발진이 생겼다고 말한다. 적절한 수면 활동은 면역기능 유지에 대단히 중요하다. 수면시간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것도 면역기능 유지에 중요하다. 이미 대상포진에 걸렸다면 적극적인 통증 조절로 통증에 의한 수면장애를 해결해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적절한 운동, 적절한 영양섭취, 수면을 포함한 적절한 휴식 등이 면역기능 유지에 중요하다.

닥터 COMMENT
가능한 대상포진 초기 때부터 병원을 방문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대상포진 후 신경통 고위험군에서는 대상포진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더라도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신경통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고위험군에서는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바이러스감염 예방을 위해 생활수칙, 개인위생 그리고 개인 면역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개인 면역에서 바이러스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백신 효과는 생백신이나 사백신을 투여한 후 생기는 특이항체에 의한 것으로 생백신을 이용한 예방백신은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에서 접종이 시행됐고 그 효과에 대해서도 입증이 되고 있다.

백신주사를 맞고 난 뒤 대상포진 발병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병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금기 사항이 아니라면 고위험군에서는 미리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국내에서는 아직 급여로 정해지지 않고 있지만 고위험군에 속하는 군이라도 급여로 전환한다면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키고 사회적인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Q&A]
Q. 대상포진은 날씨와 관련이 있다?
날씨와 직접 관련은 없으나 개인 면역에 영향을 미치는 몸 상태(극도의 피로감, 스트레스, 기저질환 악화 등)에서 환절기 등의 날씨 변화가 면역기능을 더욱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대상포진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Q. 대상포진으로 시력을 잃는 경우가 있나?
초기에 안구를 침범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진행됐을 때 바이러스에 의한 시신경염, 망막 손상, 안압 상승 등에 의해 시력저하, 시력 손실 등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Q. 수두에 걸린 적이 없는 사람은 대상포진에 안 걸린다?
어릴 적에 수두를 앓은 기억이 없기 때문에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애초부터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대상포진에는 절대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수두가 약하게 일어났다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어린 시절에 수두를 앓았는지 조차 잘 모를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두를 약하게 앓았더라도 후에 대상포진을 일으킬 수 있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완치 후 재발률이 높나?
재발률은 환자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다. 전반적으로 고령 환자에서 내과적인 기저질환을 갖고 있거나 면역억제제를 투여 중이거나 항암요법을 시행 중인 이들은 대체적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된 상태이고 이런 사람들은 재발율이 높다고 판단된다. 그 외에 이들은 재발율이 높지는 않지만 재발할 가능성은 있다.

Q. 대상포진에 걸린 사람은 예방접종이 필요 없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몸에 특이 항체가 생겨 그 병을 이겨내려고 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항체의 기능이 약해진다. 따라서 평소 체력이 약하거나 자주 감기를 앓고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그리고 과거 대상포진을 앓았던 경우에는 발병 이후 최소 6개월에서 1년 경과 후 예방백신을 접종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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