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환자, 에크모 치료와 폐이식 수술로 자발호흡 가능해져

▲ 코로나19환자 폐사진 단면
▲ 폐 현미경 사진 / 왼쪽 - 정상, 오른쪽 - 코로나19 환자

한림대학교성심병원(병원장 유경호)은 6월 21일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폐이식을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50대 여성인 환자는 2월 29일 한림대성심병원에 코로나19 중증환자로 긴급 후송돼 응급중환자실 음압격리실로 입원했다. 전원 당시 의식은 있었으나 산소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산소농도가 88% 이하로 떨어지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입원 3시간 만에 기도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달았지만 인공호흡기 착용 후에도 혈압과 산소농도가 호전되지 않고 숨을 쉬기 어려워했다.

초기 치료로 항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chloroquine)과 에이즈 환자에게 사용하는 칼레트라(Kaletra)를 사용했고, 항염증 작용을 위해 스테로이드도 사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비교적 젊고 건강한 환자였지만 에크모를 시행해 환자의 폐 기능을 대신해야 했다.

한림대성심병원 에크모팀은 3월 1일 환자에게 에크모를 장착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는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체내로 흘려보내는 장치로, 심장이나 폐 기능이 정상이 아닐 때 중환자의 심폐 기능을 보조해 생명을 유지해 주는 장치다.

환자는 음압격리실에서 에크모를 달고 레벨D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에게 치료받았다. 환자는 3월 초 한 번의 코로나19 양성반응 이후 줄곧 음성이 나왔다. 격리 2개월 만에 기관지내시경으로 채취한 검체로 코로나19 최종 음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환자는 바이러스만 사라졌을 뿐 폐 상태는 나빠졌다. 흉부 X-ray 검사 결과에서는 심한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흉부CT 검사 결과 양측 폐에 광범위한 침윤소견과 폐섬유화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폐 기능이 너무 심하게 손상돼 에크모를 떼는 순간 환자는 사망 위험이 높았다. 선택은 폐이식밖에 없었고 의료진은 폐이식을 결정했다.

에크모센터 의료진은 5월 4일 수술을 결정하고 에크모 치료를 유지한 채 외과중환자실 양압이식방으로 환자를 옮겨 폐 공여자를 기다렸다.

환자는 3월 1일부터 이식 전날인 6월 20일까지 112일 동안 에크모 치료를 시행했다. 폐이식 수술은 6월 20일 오후 3시부터 21일 새벽 2시까지 이루어졌으며, 실제 수술시간은 8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에크모센터장 흉부외과 김형수 교수는 “코로나19 환자 중 국내에서 최고의 중증치료 사례였으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폐를 떼어낼 때 건강한 폐와 다르게 크기도 작게 수축됐고 마치 돌덩이처럼 딱딱한 느낌이었다”며 “건강하고 젊은 코로나19 감염증 환자도 폐섬유화 진행 속도가 빨라 폐이식까지 갈 수 있으니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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