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후 벌써 5개월이 넘었다. 7월 현재 국내 확진자 수는 13,000명을 넘었고, 전세계 확진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누적 사망자는 50만명에 달한다. 이처럼 매일 업데이트되는 코로나19 감염 소식에 하루 하루가 좌불안석이다.

우리 동네에 확진자가 나왔다, 우리 회사에 확진자가 다녀 갔다 등 코로나 포비아가 퍼져가고 있다. 하루 수차례 주의를 당부하는 안전 안내 문자 메시지는 일상이 됐다. 문득 아침에 일어났는데 열감이 있거나 기침과 목이 간질거리면 덜컥 겁부터 난다. 성인은 1년에 2~3번, 소아는 8번 정도 감기에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펜데믹 상황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단순 감기증상을 코로나 감염으로 여겨 불안해 할 수 있다.

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됐지만 문제는 불안감이 일상생활을 압도해 발생하는 질환인 건강 염려증에 빠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경미한 기침과 근육통, 배가 싸르르 아픈 것 같은 느낌' 등 몸의 불편한 신호에 민감해지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불안감의 고통에 점점 지쳐만 간다. 이런 상태가 건강염려증이다.

회사에서 서류정리 중  종이모서리에 손가락이 베인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 손에 난 상처를 발견하면 비로소 통증을 느낀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상처를 모를 때는 아픔을 느낄 수 없지만 작은 고통에 예민하게 신경쓰다 보면 고통은 커지게 된다. 인지가 집중되는 곳으로 감각이 열리기 때문이다. 건강염려증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발생하며 현재는 코로나염려증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희 과장은 “극도의 민감한 상태가 반복되는 것이 공황 발작이며 심하지는 않지만 평균이상으로 각성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을 범불안장애라고 부른다”며 “건강염려증은 불안 상황에 대한 각성과 안정을 조율하는 기능이 고장나 있는 상태로 신경증적 장애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건강염려증은 일종의 불안증으로 과도한 각성 상태를 뜻한다. 우리 몸은 켜는 스위치와 끄는 스위치가 상호 작용으로 안정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스위치가 항상 켜져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책상 모서리에 다리를 세게 부딪히면 정신이 번쩍 든다. 이것은 정상적인 각성 반응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스위치가 꺼지지 않으면 통증은 계속 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즉, 불안 상태가 중추신경계에서 과도하게 작용해 각성 상태가 꺼지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작은 감각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사소한 불편도 증폭돼 인지하게 된다.

불안을 담당하는 편도핵은 뇌에서 각성 상태를 유지하며 위험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장치이다. 편도핵이 계속 각성 상태로 있다면 모든 감각기관은 항상 예민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은 개인의 불안 조건을 상승시킨다. 따라서 불안에 매몰되지 않는 통제력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열어 놓으면서 경미한 증상에도 밤새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 감염 가능성의 인지가 집중돼 자신도 감염자라는 가상의 사실에 민감하게 작용하다 보니 필요이상의 감각이 증폭되기 때문에 나타나게 된다.

한규희 과장은 “불안을 다루는 방법 중에 집중 대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마음 채움 훈련이 있는데 요가, 명상, 호흡법 등이 그 예이며 숨을 들이마시고 멈추고 내뱉는 호흡법을 몇 분간 시행하면 불안 상태가 완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불안장애는 약물과 인지행동 치료로 적절하게 통제가 가능해 코로나19 감염의 불안 정도에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감염 공포감이 계속 된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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