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별세포 조절로 뇌졸중 후유증 치료에 새길 열어
뇌졸중 후유증을 유발하는 기능해리의 발생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광주과학기술원(GIST)의생명공학과 김형일 교수 연구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연구로 별세포의 이상 변화가 뇌졸중 후 발생하는 기능해리의 핵심 요소임을 규명했다. 이로써 뇌졸중 연구의 오랜 숙원을 해결함은 물론 뇌졸중 후유증 치료에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는 뇌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손상되는 뇌 부위에 따라 운동·언어·의식 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이 남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뇌졸중은 발생한 뇌 부위뿐 아니라 멀리 있는 다른 부위에도 기능적 변화를 일으키는데 이를 기능해리(Diaschisis)라고 한다. 기능해리가 나타나면 뇌신경세포들의 활동성이 낮아져 뇌의 대사와 기능이 저하되지만 그 발생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지난 연구에서 뇌 백질부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그로부터 멀리 떨어진 운동피질 부위에 초미세 신경 변성이 일어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신경 변성 부위에서 뇌 신경세포의 한 종류인 별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해 기능해리를 일으키는 원리를 규명했다.
별세포(astrocyte)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다. 별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해 주변 신경세포에 여러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반응성 별세포라고 하는데, 이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중풍 등 다양한 뇌질환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반응성 별세포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과도하게 분비해 주변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시킴으로써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반응성 별세포가 뇌졸중의 병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백질부에 뇌졸중을 유도한 생쥐의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그로부터 멀리 있는 운동피질에 가바가 과생성대 뇌 기능이 저하됨을 확인했다. 뇌졸중이 일어나면 반응성 별세포가 가바를 과다 분비해 주변 신경세포의 기능을 저하시켜 기능해리를 일으킨다는 의미다.
추가적으로 연구진이 자체 개발해 뉴로바이오젠에 기술이전한 마오비(MAO-B) 억제제 KDS2010의 효능도 확인했다. KDS2010을 사용한 결과 별세포의 가바 분비가 줄어들어 운동 피질의 기능해리 현상이 완화되고 운동-감각 기능이 회복됐다.
별세포 조절로 가바 생성을 억제해 기능해리를 완화하는 원리를 규명함과 동시에 자체 개발 치료제의 효능도 실험으로 입증한 것이다.
김형일 교수는 “기능해리의 신비를 풀고 뇌졸중을 비롯한 신경학적 질환 치료법 중 하나를 처음으로 제시했다”며 “기능해리를 동반한 다양한 신경학적 뇌질환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창준 단장은 “이번 연구로 뇌졸중뿐 아니라 편두통, 뇌종양, 뇌염 등 다양한 뇌질환에 동반되는 기능해리 유발 원리를 규명했다”며 “별세포 조절로 향후 다양한 뇌 질환 후유증 치료에 새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셀 리포트(Cell reports, IF 8.109) 온라인 판에 7월 8일 0시(한국시간) 논문명 ‘Excessive astrocytic GABA causes cortical hypometabolism and impedes functional recovery following subcortical stroke’, Min-Ho Nam, Jongwook Cho, Dae-Hyuk Kwon, Ji-Young Park, Junsung Woo, Jungmoo Lee, Sangwon Lee, Hae Young Ko, Woojin Won, Ra Gyung Kim, Hanlim Song, Soo-Jin Oh, JiWon Choi, Ki Duk Park, Haejin Jung, Hyung-Seok Kim, Min-Cheol Lee, Mijin Yun, C. Justin Lee, Hyoung-Ihl Kim 등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