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유체장치로 시분해 시료 제작, 생화학 반응 원자 수준에서 규명

▲ 시분해능 기반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 분석의 개략도
미세유체장치 내에서 두 시료(반응물)를 빠르게 혼합하고 분사한 뒤 섭씨 영하 196도의 액화에탄에서 급냉시킨다. 이후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해 얻은 분석을 바탕으로 단입자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재현했다.
그림 제공 : 충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이창수 교수
▲ 모델 단백질에 대한 시분해능 기반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 분석 결과
(왼쪽 상단) 세포 내 자가포식(autophagy) 과정을 조절하는 단백질 복합체(CSN-SCF)의 2차원 분석 이미지
(오른쪽 상단) 미세유체장치의 초저온전자현미경 분석의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한 모델 단백질로 Apoferritin을 사용했으며, 원자수준에 해당하는 (2.77 Å) 초고해상도 3차원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아래) 시간에 따른 재조합 효소(RecA)의 단일가닥 DNA상 사슬화 반응이 진행됨에 따라 RecA 단백질 사슬의 길어지는 것을 통해 시분해능을 보여준다.
그림 제공 : 충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이창수 교수

단백질을 꽁꽁 얼려 찰나에 일어나는 단백질의 구조변화를 한 편의 영화처럼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단백질은 물질대사, 효소 활성화 작용 등 다양한 생체활동을 주도하는 고분자로 대부분 이들 단백질을 표적으로 약물이 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들 단백질의 기능은 주로 3차원 구조에서 비롯되기에 단백질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의약학 분야의 중요한 화두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이창수 교수(충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연구팀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cryo-TEM)을 이용, 생화학 반응에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단백질 구조변화 관찰에는 201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이 주로 사용되지만 샘플제작을 위한 소요 시간이 수십 초 이상이다. 밀리 초(1000분의 1초, ms) 단위에서 일어나는 생화학반응에서 단백질의 동역학적 거동을 관찰하기란 불가능했다.

이에 연구팀은 시분해능(time-resolved) 샘플링이 가능한 미세유체장치를 이용해 반응물로부터 반응 중인 시료를 급냉, 반응의 중간체 구조를 얻는 방법을 고안했다.

미세유체장치 내에서 흐르는 반응물 시료의 유량을 정밀하게 제어, 장치 내 반응물의 체류 시간을 이용하여 생화학 반응 시간을 계산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기존 장치는 넓은 범위의 시분해능을 얻기 위해 장치 부피를 늘리거나 유량을 줄이는 방식이었다. 이 경우 혼합효율 저하와 유속의 편차로 서로 다른 반응 시간을 갖는 중간체가 공존하게 된다. 때문에 구조를 해석하기 어렵고 동적 변화의 순서를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레고처럼 손쉽게 조립할 수 있는 모듈화된 구조로 넓은 범위의 시분해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제작했다.

각기 다른 체류 시간을 갖는 미세유체모듈을 분사모듈에 장착해 20~1,500밀리 초(ms)의 범위에서 반응시간을 제어할 수 있었다.

실제 이미 구조가 알려진 모델단백질(Apoferritin)을 미세유체장치를 통해 분사해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 원자 수준에 해당하는 2.77Å의 초고해상도 3차원 구조를 확보했다.

한편 시분해능을 확인하기 위해 단일가닥 DNA상 사슬화반응이 일어나는 RecA 효소를 통해 검증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충남대학교 연구팀과 스위스 ETH Zurich 연구진(마티아스 피터 교수, 이성식 박사),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Radoslav Enchev 박사, Märt-Erik Mäeots 연구원)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글로벌연구실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0일 논문명 ‘Modular microfluidics enables kinetic insight from time-resolved cryo-EM’, 이병진 연구원(공동 제1저자)/충남대학교), Märt-Erik Mäeots(공동 제1저자)/The Francis Crick Institute/이하 동일), Andrea Nans, Mohammad M. N. Esfahni, Shan Ding, 정성근(공동/충남대학교), Daniel J. Smith(공동/ETH Zurich)), 이창수 교수(공동 교신저자/충남대학교), 이성식 박사, Matthias Peter 교수(공동 교신저자/ETH Zurich)), Radoslav Enchev 박사(공동 교신저자/The Francis Crick Institute) 등으로 게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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