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조절 영역인 PAG의 지속적 활성 현상 및 활성 감소 기전 규명
진통 효과를 발휘하는 생체 내 분자 스위치 가운데 하나가 밝혀졌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정지훈(경희대학교), 김상정(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뇌 작동의 변화에 의해 병적 통증이 만성화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신경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성 통증을 앓는 환자는 정상 감각조차도 극심한 통증으로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대처 방법이 강구되지만 소수에게서만 효과가 있고 그조차 통증 경감에 그쳐 통증의 처리기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뇌에는 통증을 스스로 조절하는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연구팀은 이 시스템이 오작동하면 병적인 통증을 만들고 만성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신경병성 통증 생쥐모델의 뇌에서 정상 생쥐모델과 달리 중뇌의 PAG 등 특정 부위의 뇌활성이 감소한 것을 알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정상 상태에서는 중뇌의 특정 부위(PAG)에서 대사성 글루타 메이트 수용체5(mGluR5)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돼 신경세포 흥분성을 유지하는 것을 밝혔다. 뇌의 통증 조절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려면 이 수용체가 지속적으로 활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5(metabotropic glutamate receptor 5, mGluR5)는 신경계 전반에 걸쳐 발현하며, 흥분성 신호 전달 및 가소적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물질이다.
실제 병적 통증 상태의 생쥐모델에서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5의 활성이 PAG에서 감소해 있었으며, 이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키면 강력한 진통 효과를 발휘했다.
반대로 정상적인 생쥐모델의 PAG에서 이 수용체의 활성을 차단하면 마치 신경병성 통증 상태의 생쥐모델에서와 같은 병적 통증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연구팀은 이 수용체의 지속적 활성 변화에 생체 내 항상성 조절물질인 Homer1a가 관여하고 있음을 알아냈다.
병적 통증 상태에 대한 이해를 도움으로써 신경병성 통증에 대한 새로운 치료기법 연구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한편 통증 외 다른 신경계 질환의 기전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집단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9월 24일 논문명 ‘Persistent activity of metabotropic glutamate receptor 5 in the periaqueductal gray constrains emergence of chronic neuropathic pain’, 정지훈 교수(제1저자/경희대학교), 심현근, 김채영, 류현희, 장동철, 김승하, 이재건, 김창업, 김유경, 이용석, 김전, 김선광, 폴 월리(Paul F. Worley), 김상정 교수(교신저자/서울대학교) 등으로 온라인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