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 정신건강 문제 전망

국립정신건강센터(센터장 이영문)는 정신건강 미래비전 자문위원회와 함께 27일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를 주제로 「2020 정신건강 비전 포럼」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정신건강 미래비전 자문위원회는 국립정신건강센터 내에 설치된 위원회로 미래의 정신건강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등의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영학 위원장을 비롯해 사회・경제・교육・문화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신건강 비전 포럼」도 이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이번 2020년 정신건강 비전 포럼은 수도권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비대면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됐으며, 코로나19 이후의 한국사회를 사회・경제・교육 분야로 나누어 살펴보고 논의했다.

먼저 제1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문조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 이후 한국사회’를 주제로 발표하며, “포스트코로나 사회는 정체, 비대면, 독존, 감시 및 무인화로 특징지어진다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이 요청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전환으로 매개 기능의 확충으로 사회적 활력을 높이고, 접속을 통해 접촉 부재의 한계를 탈피하며, 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약한 관계로 홀로서기 역량을 배양하고, 데이터 감시에 의한 위험 예방이나 관리 등을 통해 새로운 사회질서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은 기본적으로 인력 수요를 감축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본격화할 무인화(無人化)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새로운 난제가 대두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2주제에서는 ‘코로나와 경제구조의 변화’에 대해 우석훈 성결대학교 교수가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제2국면이 지난 시점 이후 한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보일 수 있으나 사회계층별 경제적 차이가 발생해 상대적 빈곤이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특히 중산층에서의 경제적 격차가 심화될 것을 우려했으며, 정신건강 위험요소가 겹칠 경우 자살이 증가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우석훈 교수는 경제적 긴급 정책과 정신건강정책이 연계되는 완화 시스템이 필요하며, 정신건강 위험요소 분석이 경제 정책과 연계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기존 정신건강 시스템을 긴급 정신건강 본부로 격상시킬 것을 제안했다.

제3주제에서는 중앙대학교 적십자간호대학 장숙랑 교수가 ‘청년의 정신건강’에 대해 발표했다. 장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사회경제적 격차에 따른 건강을 비교한 결과 학력 증가와 건강 향상 정도는 한국과 일본이 비슷하나 학력이 낮은 두 나라 청년을 비교할 때 한국 청년의 건강이 더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나라의 사회적 보호 시스템이 취약함을 의미하며 아프면 성취하지 못하는 사회로 각인돼 건강 불평등에서 초래한 사회 불평등이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투자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1981년 이후 출생한 청년에게 노동, 주거, 교육 등 사회 전반적 보호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영학 자문위원장이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았고, 권영철 CBS 대기자, 윤석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장, 김한숙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 이영문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 토론에 참여해 발제자들과의 논의를 이어갔다.

이영문 센터장은 코로나 이후에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의견에 뜻을 같이했고, 특히 정신질환자와 비정규직 여성과 같은 기존 사회적 약자에게 더 심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별 정신건강 문제 요인 분석을 통한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보건복지부 염민섭 정신건강정책관은 “포럼을 통해 제시해 주신 의견들을 깊이 있게 검토해 현재 수립 중인 정신건강복지 기본계획에도 반영하고, 향후 정신건강 정책 분야의 투자가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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