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수형자 생애주기 따른 건강관리 필요하다. 출산-폐경기 건강증진 등 모성관리 방안 절실

여성수형자 생애주기 따른 건강관리 필요하다
출산-폐경기 건강증진 등 모성관리 방안 절실
파견-지역사회와 연계 바람직

교정시설 여의사 한국여자의사회, 청주여자교도소 수형자 설문결과 ‘공청회’
 
 
여성 수형자들의 모성관련 건강지표를 살펴볼 수 있는 체계적인 실태조사가 한국여자의사회(회장 박경아) 주도로 처음으로 이뤄졌다.
 
한국여자의사회는 국내 유일의 여자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의 여성수형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1) 만성질환, 증상, 복용 약물에 대한 자료 2) 월경주기, 기간, 양과 관리방법 등에 대한 기본 자료와 수감 전 후, 수감기간 중 변동사항 3) 월경과 관련된 신체증상 4) 임신과 분만에 관련된 자료 5) 폐경 관련 증상 등의 정보를 수집하였다. 또한 요청하는 수형자와 여의사 회원의 상담을 통해 만성질환은 물론 임신과 출산, 폐경, 정신건강의학적인 문제점을 파악하였다.
 
한국여자의사회의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상당수 여성 수형자들이 만성질환이나 약물 복용 등 여러 신체․정신적 건강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가임기 여성들의 경우 출소 후 건강한 출산과 임신을 돕기 위한 교육과 건강개선이 필요하고 폐경 전후 수형자들은 폐경에 따른 증상 개선은 물론 이차적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여자의사회의 이번 조사사업은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지원으로 지난 6월 국내 유일의 여성수형시설인 청주교도소를 방문하여 수형자들의 월경실태를 중심으로 신체 정신적 건강상태를 상담하고 설문을 실시하여 이뤄진 것이다.
 
한국여자의사회는 설문내용을 분석, 평가하여 10월 11일 소공동 롯데호텔(37층 가네트룸)에서 ‘여성 수형자의 가임 관련 월경 상태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하여 여성 수형자들의 모성 관련 건강상태를 발표하고, 여성수형자들의 건강증진방안을 토론했다.
 
공청회에서는 연구를 수행한 김숙희 한국여자의사회 총무이사(김숙희 산부인과원장)가 실태조사 내용과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심정임 원장(전 대전 한국여자의사회 대전지회장, 정신과 전문의)과 청주교도소 이철규 의무과장(산부인과 전문의)이 토론에 참여해 여성수형자들의 건강증진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김숙희 여의사회 총무이사는 지난 6월 현재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된 수형자 중 설문에 응답한 398명을 대상으로 전개한 실태조사 보고에서 조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43.38세였으며, 수감 기간은 1년 이상 3년 미만 군이 46.98%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출산 경력을 묻는 질문에 답한 332명 중 76.51%가 출산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월경상태에 대한 조사에서는 무월경 수형자 146명 중 폐경이 아닌데도 생리를 하지 않는다는 수형자가 43명으로 이들에 대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감 전후 월경 상태 변화 결과에서는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147명(58.33%)이었으며, 월경기간이 변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 224명 중 116명(52.79%)으로 기간이 짧아졌거나(33.04%), 길어졌다(18.75%)고 응답했다. 수감기간에 따른 월경주기, 월경기간, 월경 양 등의 상태 변화는 없었지만 월경통은 3년 미만 수형자에서 32.26%, 3년 이상 수형자는 50.53%에서 심해졌다고 답했다.
 
이 같은 설문결과에 대해 김숙희 총무이사는 여성 수형자 중 40세 미만이 133명(36.24%)으로 출감 후의 임신과 출산을 위한 건강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으며, 정신적인 충격 후에 초래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있는 사람은 산과적인 합병증의 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적절한 정신심리학적인 치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수감기간 중 월경통이 심하거나 월경 양이 많은 수형자들의 경우 자궁근종과 같은 생식기 종양의 검사가 필요하며, 폐경 관련 증상이 심한 폐경 여성을 위해서는 여성호르몬대체요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수감시설 내에 유방촬영기를 비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 수형자 가운데는 우울증과 동반된 생리전증후군, 갑상선기능장애의 증상을 동반한 수면장애와 불안공포증, 컴퓨터중독 치료경력을 갖고 있는 우울증, 정신질환과 자살의 가족력이 있는 장기수형자 등 그 유형이 다양한데 이들을 위한 정신과 전문의의 약물 및 정신치료가 긴급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여성수형자가 원하는 경우 여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교정시설 내 여의사를 파견하거나 지역사회 여의사와 연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수감기간 및 생애주기에 따른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나 주요 질환 별 건강관리 프로토콜 마련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박경아 회장은 “여성 수형자와 전문가 상담을 통해 임신과 출산, 폐경, 정신건강학적인 문제점을 수집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하고, “이번 연구 결과를 일반화시킬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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