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헌우(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우리의 일상에 코로나19가 함께 자리한 지가 어언 600여일이 다가오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첫 환자 발생이 보고되고, 아시아 전역으로 공포감이 확산되는 와중에 2020년 1월말 드디어 우리 나라에서도 첫 환자가 발생했다, 2월 16일에는 대구·경북 지역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확산을 보이며 모두를 긴장시켰다.

이 당시 우리 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라고는 마스크가 유일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따라 지역사회의 불안이 고조됐고, 마스크가 필요 물량에 턱없이 모자라는 품귀 현상이 나타나 사재기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

정부는 범부처 합동 코로나19 위기대응지원본부를 마련하고 마스크 일일 현장대응팀을 구성·운영하며 제조업체별로 일일 생산량을 파악하고 공적 마스크로의 판매를 최대한 확대하도록 독려했다.

특히,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의 안정적 마스크 공급을 위해 보건용 마스크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무허가 마스크 및 품질 불량 마스크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단속을 병행했다. 그리고 대구·경북 지역에 보건용 마스크 120만장, 매점매석 단속으로 적발된 마스크 중 221만장을 특별 공급 지원했다. 식약처의 모든 직원들이 휴일도 없이 매일 제조현장을 방문해 마스크 생산에 애로사항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며 지원했고, 마스크 매점매석 근절을 위한 유통업체 단속, 유통업체 판매질서 점검 등을 실시했다.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 수급 조정조치를 시행하며 공적판매처(약국, 우체국, 농협하나로마트 등) 점검을 통해 마스크 수급 안정화 및 유통질서 확립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신규 마스크 제조(수입)업체에 대한 신속한 허가에도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했다. 2020년 1월 당시 전국 마스크 제조업체 137개 업체에서 1,012품목(보건용마스크 953품목, 수술용 마스크 59품목)을 보유해 생산하고 있었으나 수요량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마스크 제조업체에 대한 신속한 허가를 지원해 두 달만인 3월에는 359품목을 허가해 전년 대비 81%의 증가를 보였으며, 식약처와 관세청이 손잡고 마스크 수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신속 통관지원팀도 운영했다.

2021년 6월 20일 현재 기준으로 1,585개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6,558품목을 보유하며 일일 생산량이 1억 만장을 상회하며 원활히 공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처리인력의 부족으로 신청인의 입장에서는 허가가 더디게 나온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마스크 수급 조절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시 한 번 혼연일체가 돼 어려움을 극복하는 우리 국민의 위대함을 경험했다.

국민들 개개인은 한여름에도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며 생활 방역에 힘썼다. 2020년 마스크와 생활수칙으로 코로나19에 맞서 소중한 생명의 희생을 줄이며, 코로나19에 근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대했다.

2020년 글로벌 제약기업을 필두로 많은 제약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뛰어 들었고, 마침내 2020년 12월 2일 세계 최초로 미국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영국에서 사용 승인되는 것을 시작으로 12월 11일 미국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인류는 코로나19 신종바이러스에 정면으로 맞서는 대응책을 갖게 됐다. 뒤이어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12월 18일 미국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며, 올해 2월 27일 존슨앤존스(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세 번째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2020년 4월부터 백신·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고강도 신속 제품화 촉진 프로그램[고(GO)-신속프로그램]을 마련·운영하며 국내 백신·치료제의 개발을 촉진하고 외국에서 개발된 백신·치료제를 심사하는 동시에 신속하게 국내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아울러 허가전담심사팀 및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전문가 협의체 구성, 국가출하승인 전담반을 꾸려 품목별 사전검토 및 허가·심사를 통해 기존 처리 기간(180일)을 단축해 40일 이내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철저한 검증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을 갖춘 백신·치료제가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리하여 아스트라제네카가 2021년 1월 4일에 수입품목허가 신청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백신주를 2월 10일 허가하고, 2월 17일 코로나19백신 국내 첫 국가출하승인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고 심사를 진행하고 전문성과 객관성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약사법」에 따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에 더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과 최종점검위원회를 추가 구성해 3중의 자문 절차를 거쳤다.

뒤를 이어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의 허가 및 국가출하승인, 한국얀센사의 코비드-19백신 얀센주 허가 및 미국 공여 분 긴급사용승인, 모더나사의 모더나 코비드-19백신주의 허가 및 국가출하승인 등이 속속 이루어졌다.

또한, 노바백스 및 스푸트니크 백신도 현재 사전검토 진행 중이다. 국내 최초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도 2월 5일 허가됐다.

국내 최초로 허가·도입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안동시 소재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에서 위탁생산돼 공급되고 있어 대구청장으로서 더 뜻깊게 생각한다.

이제 다양한 코로나19백신을 허가·도입해 접종의 속도를 높여 가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희망이 현실로 점점 다가오고 있다. 조금만 더 인내심과 절제력을 발휘하며 생활수칙을 준수하면서 전 국민이 접종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먼 훗날 오늘의 코로나19바이러스 극복 기간을 기억해 보면 놀라울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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