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호흡기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보통 3월부터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미세먼지는 각종 중금속을 함유했을 뿐만 아니라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아 인체 깊은 곳까지 유입될 수 있다. 이렇게 폐에 유입된 유해요인은 염증을 유발하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 기도가 좁아지고 폐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흡연, 유해가스 노출, 공기오염 등으로 폐와 기관지에 만성염증이 생겨 발병하며 특히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 등으로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예방이 필요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국내 45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에서 발병하며 환자의 70~80%는 흡연과 연관된다. 비흡연자는 결핵과 천식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발병 시 폐기능 저하와 호흡곤란으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10대 사망원인으로 COPD가 3위를 기록했는데 2050년에는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국내인구 10만명 당 11명이 COPD 로 사망해 사멍원인 11위를 차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0세 이상 유병률은 13.3%, 70세 이상은 48.5%로 노년층 유병률이 높다. 대부분 초기 증상은 거의 없지만 폐기능이 30~40% 떨어진 상태가 돼야 발견될 만큼 조기발견과 대응이 어려워 정기건강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발병은 흡연 후 10년 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장기간 흡연해 온 중년층 남성의 발병률이 높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손지영 호흡기센터장은 “호흡곤란, 기침이 계속되면 COPD를 의심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가래, 흉부불편함과 담답함 등이 생기고 중증이 되면 기침, 가래가 늘어나며, 감기에 걸렸을 때 회복속도가 느리고, 숨이 차거나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X-ray 및 폐기능 검사로 중증 상태, 타 질병 여부 확인, 폐활량 측정으로 진단하며 진료를 통해 흉곽 앞뒤가 불룩해지는 술통형 흉곽 여부를 확인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치료율은 84.7%로 고혈압(61.7%), 당뇨병(60.8%)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선제 예방으로 충분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관지 확장제 등 약물치료와 신체운동 등 호흡재활치료를 시행한다.

손지영 센터장은 “한 번 손상된 폐는 다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금연이 가장 중요하며 장기간 흡연하게 되면 폐세포 손상 우려가 크고 이로 인해 폐기종이 발생해 COPD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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