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B형간염이라 부른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되며, 그 예로는 출산 시 산모와 신생아 사이의 수직 감염, 성관계를 통한 감염,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을 수혈받는 경우, 피부 등의 상처가 감염된 혈액에 노출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전호수 교수의 도움말로 B형간염에 대해 알아본다.

타액에는 B형간염 바이러스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식기류나 술잔 공유를 통한 감염은 적다. 하지만 입 안에 상처가 있는 B형간염 환자의 식기류나 술잔을 공유했을 때는 드물지만 혈액이 섞인 타액을 통한 감염도 가능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B형간염 이외에도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다섯 종류가 있다. 우리 나라에는 A형, B형, C형 간염이 많다. A형간염은 대부분 3~4개월 내에 염증이 호전되는 급성간염이다. 하지만 B형과 C형 간염은 주로 만성간염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6개월 이상 염증이 지속되며, B형간염은 국내 간경화와 간암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B형간염이 급성간염의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감기 증상과 유사한 증상들로 발열, 근육통, 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 B형간염은 무증상 만성간염의 형태를 보이며 복수, 황달, 위장관 출혈, 의식 저하 등의 갑작스런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이는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을 의미할 수 있다.

이렇게 진행한 B형간염은 불량한 예후를 보이기 때문에 B형간염 환자들은 반드시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B형간염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으나 5~10%는 접종 후에도 항체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접종에도 항체 자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와 항체가 생겼으나 빠르게 소실돼 접종 후 항체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백신 접종 후에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으나 어린 나이에 접종할수록 항체가 잘 생기고, 40세 이후에는 항체가 잘 생기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백신 접종 후에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에는 재접종하더라도 항체가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위생과 예방 수칙 준수에 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반면, 접종 후 항체가 생겼다가 빨리 소실된 경우 이미 항체가 생겼던 과거력으로 인해 B형간염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항체를 생성한다. 때문에 현재 항체가 없다하더라도 백신 재접종이 필요하지는 않다.

만성B형간염은 활동성이거나 간경화, 간암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바이러스 치료가 기본이다.

경구 항바이러스제 복용 후에는 혈액 내에서 바이러스가 거의 관찰되지 않을 정도로 효과가 좋지만 B형간염의 항원이 없어지는 완치의 경우는 1% 정도로 미미하다. 대다수의 환자들이 항바이러스제를 평생 복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전호수 교수는 “B형간염은 만성감염의 형태로 무증상으로 지속되기 때문에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검진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바이러스가 증식하는지, 간기능이 나빠지지는 않았는지 자각 증상으로는 알기 힘들다. 번거롭더라도 증상이 생기기 전에 정기 검진을 통한 진단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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