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학회 박남철 회장

성문제가 있어도 전문가를 찾는 비율은 2%에 불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성의학회 박남철 회장은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세계 성인의 성인식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98%가 성생활이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성문제가 있을 때 전문가를 찾는 비율은 2%에 불과했다”며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대의대 비뇨기과 박남철 교수는 지난 2011년 11월 20일 대한성학회 회장에 선출됐다. 이에 본지는 대한성학회의 향후 운영방향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우선 ▲학회지의 영문화 등 발간사업의 내실화를 통해 학술활동을 강화하고 ▲성문제 예방과 성인식 제고를 통해 사회적 이슈에 적극 대처하며 ▲2016년 제14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성학회 유치 등을 통한 국제교류협력확대 ▲최신정보제공 및 회원교류 확대 등 서비스 강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성문제가 터진 후 봉합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처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남철 회장은 “2016년 제14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성학회 최종결정은 오는 8월경 확정될 것이다”며 “국제학회를 개최하면서 내부적인 역량강화 및 단합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위상강화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성문제의 다각적인 접근도 주장했다.  

박 회장은 “성 문제를 의학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반쪽짜리 접근이고, 의사입장에서 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사회각계각층의 다양한 시각이 보태져야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고, 건강한 성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대한성학회는 비뇨기과, 산부인과, 정신과 의사를 포함해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간화, 성교육자, 양호교사, 체육교사, 문학가, 예술가, 법률가, 철학자 등 각계각층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어 접근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에는 불법성매매, 성폭력, 임신중절 및 응급피임약, 동성연애, 장애인의 성 등 학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박 회장은 “일반적으로 국민소득이 3만불 이상의 선진국이 돼야 성문제에 대한 사회적 문제해결구도가 마련돼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며 “2만~3만불 사이에서는 한국의 현실처럼 성에 다양한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건강하고 행복한 성은 절제된 성이다”며 “도덕적으로 비난받는 성문제는 성을 절제하지 못해 발생한다”고 말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노인의 성문제가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

박 회장은 “인간은 남성호르몬이 뚝 떨어지고, 폐경이 와도 섹스를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며 “현재 한국의 고령자는 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했다. 최근 노령층에서 매독, 임질 등 성전파성질환의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노인의 성과 관련해 유통기업에 대한 제안도 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개발로 남성 고령자의 성에 대한 욕구는 높아졌지만 여성고령자 신체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마트에서 성생활을 위한 윤활제도 비치하면 좋겠다는 것.

어린이 성폭력과 관련한 학회내 전문가들의 입장도 정리해 조만간 보고서를 낸다는 계획이며,  이를 위해 별도의 시스템도 가동중이다.

박 회장은 “이미 성교육자, 상담자, 치료전문가 등 3개 분야 인증제를 시작해 지난해 28명의 전문가를 배출했다”며 “학교, 단체 등 사회 각계에서 성에 대한 지식을 알리고 인식전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에 대한 활발한 논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국내 역사에서 훌륭한 성학스승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박 회장은 “내가 의대는 물론 전공의 시절까지도 비뇨기과 교과서에 성의핚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 남성이 발기가 안된다고 하면 정신과로 보냈다”며 “최근에는 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고, 의견표출도 자유로우며, 수용성도 높기 때문에 논의의 장만 마련되면 성문제는 슬기롭게 풀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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