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소아과 유철우 교수 정책적 지원 필요 3대 이유도 제시

혈우병 환자에 대한 형식적인 지원보다 실질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을지대병원 소아과 유철우 교수는 지난 27~29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 리조트에서 개최된 ‘제4회 아시아 태평양 혈우병 캠프’에서 “한국 혈우병 환자는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치료에 제한이 많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은 2,103명의 혈우병 환자가 한국혈우재단(KHF)에 등록돼 있고, 다양한 지원을 통해 혈우병A환자들은 세계에서 8번째로 혈액응고인자를 많이 사용하며, 혈우병B환자들은 9번째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철우 교수는 “대부분의 나라 환자들보다 더 나은 의료혜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즉 약을 타기 위한 외래 환자에 대한 접근성은 높을지 모르지만 입원환자에 대한 접근성은 높지 않다는 것을 이유로 제시했다.

실제 입원환자에 대한 심평원의 삭감으로 인해 수억원이 환급되면 병원의 적자로 남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할 병원이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아주대병원은 수억원대의 삭감을 당하면서 혈우병환자진료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삭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함께 혈우병 환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혈우병 환자에 대한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강력한 정책적 노력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혈우병 환자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센터를 중심으로 진료 및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혈우병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유 교수는 ▲유전질환의 종류가 많지만 치료가 가능한 질환은 혈우병 밖에 없다는 점 ▲유전질환 중 2번째로 많다는 점 ▲이로 인한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세계혈우연맹(WFH)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혈우병 환자 중 75% 이상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 비교적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혈우병은 혈액응고에 필요한 단백질이 결핍됐거나 부족해 출혈이 일어나면 지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만성출혈성질환이다.

주로 남성에게 발생하며, 근육, 관절, 내부장기 등에서 지속적이거나 자연적인 출혈이 나타난다. 출혈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극심한 통증과 심각한 관절손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조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반면 혈우병을 적절히 치료하고 관리할 경우 혈우병이 없는 일반 성인들의 기대수명과 약 10년 차이 밖에 없으며, 소아의 경우 정상인의 평균수명과 비슷한 수준까지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출혈을 적절히 치료할 경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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