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분석] 시장 태동단계...풀어야 할 숙제 많아

이제 막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온 줄기세포치료제들의 처방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개발사들의 시름을 더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줄기세포치료제를 놓고 아직 단기 수익을 얻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투자 관심자들은 단기적 수익보다는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본지 '닥터더블유'가 지난해  줄기세포치료제 처방 건수를 조사한 결과, 세계 최초로 허가를 받은 파미셀의 ‘하티셀그램-AMI’(자가 골수 급성심근경색)의 경우 16건, 메디포스트의 ‘카티스템’(퇴행성관절염, 반복적인 외상으로 인한 연골손상)은 228건(바이알 기준)으로 집계됐다.
 
또한 안트로젠은 ‘큐피스템’(자기 지방 크론성 누공)에 대해 정확한 처방 건수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시장동향에 대해 한화증권 권보라 애널리스트는 "줄기세포치료제 시장 자체는 여전히 태동 단계이기 때문에 단기간 커다란 수익 창출은 쉽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어서 권 애널리스트는 “상업적 성공에 중요한 판단기준인 ‘동종 타가 세포 이용’과 기존 치료제 대비 ‘의약품 경제성’ 등을 확인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는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줄기세포치료제의 처방 건수가 낮은 원인으로 높은 치료비용, 보험등재, 성공 사례 부재, 보수적 의사들의 의식 등을 꼽고있다.
 
세계에서 최초로 허가를 받은 하티셀그램의 가격은 약 1500만원으로 알려졌으며, 카티스템은 1바이알 당 약 457만원이다. 여기에 병원 입원-시술비까지 포함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현재 시장에 출시된 3개의 치료제 모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국내 의사들은 아직까지 기존 치료방법을 선호하고 있으며, 줄기세포치료제를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A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줄기세포치료제의 획기적인 성공 사례가 없기 때문에 의사들이 마지막 치료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반응이 없다보니 줄기세포치료제만으로는 회사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현재 개발사들의 캐시카우는 치료제가 아닌 줄기세포배양액 화장품, 제대혈 보관 사업 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특히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경우 광학부문의 모바일 카메라 모듈 사업부와 미국 LA에 위치한 CHA HPMC(미국 현지 병원) 등 줄기세포와는 무관한 곳에서 나오는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업 다각화를 통해 회사를 유지하는 기업은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지만, 알앤엘바이오의 경우 감사의견 거절로 매매가 정지되는 등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서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었다. 대기업이나 정부 측의 적극적인 투자 및 지원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며, “지난해 정부가 지원했다는 1000억원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와 제약사와의 협약을 통한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메디포스트가 개발하고 동아제약이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카티스템'은 올해 141건(3월 15일 기준)을 기록하며, 지난해 총 투여 건수의 절반 가까운 수치를 올리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시술 가능한 병원이 늘고 있으며, 거점병원이 되고 싶다는 제의도 늘고 있다”며, “심평원 자료 기준으로 인공관절보다는 비싸지만 시술이 간단하고, 입원기간도 짧아 의사-환자들의 반응이 좋아지고 있는 추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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