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중 48명 C형 간염, 6명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

주사제 마약 사용자들에서 간염의 보균율과 전염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교신저자)․민정아(제1저자) 교수팀이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모집된 318명의 주사제 마약 사용자를 조사, 주사제 마약 사용자들에서 간염의 보균율과 전염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5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연구대상자의 연령은 22세에서 66세 사이로 평균 41.9세였으며, 89.3%인 284명이 남자였다.
 
연구 결과, C형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은 48.4% (154명), B형간염은 6.6% (21명)로 확인됐으며, B형 및 C형 간염 모두 감염된 경우도 4.1% (13명)이였고, 잠복 B형간염도 약 5% (16명) 관찰됐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또한 이들 대부분은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C형 간염자 154명중 98.1%인 151명이 간염 바이러스 RNA를 가지고 있었으며, C형간염의 유전자형은 1b (37.7%)와 2a/2c (35.7%) 가 가장 흔했다.
 
특히 이들의 정량화 검사 결과 59.6%인 90명의 혈액에는 고농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어 전염력이 높을 것으로 밝혀졌다.  
 
다중회귀분석을 시행한 결과, 나이가 1세 증가할수록 C형 간염에 이환될 위험이 1.18배 위험 증가했으며, 주사바늘을 타인과 공유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 위험이 4.17배 증가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주사제 마약 사용은 B형, C형 간염이나 HIV와 같은 혈액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높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한국에서 마약 사용자들에서의 바이러스 감염 유병율 및 바이러스의 특성, 연관된 요인들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김대진 교수는 “B형과 C형 간염은 한국 주사제 마약 사용자에서 높지만, 대부분 진단되지 않고 있다”며, “전략적인 예방, 선별검사 및 치료가 이들 감염의 전파와 감염으로 인한 다양한 간 질환 등의 2차적 건강 폐해를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HBV)에,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 감염된 경우 이로 인한 우리 몸의 면역반응으로 인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 등 체액에 의해 감염 된다. 아기가 태어날 때 B형 간염이 있는 어머니로부터 전염될 수 있으며(수직감염), 성적인 접촉이나 수혈,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 등 체액에 의해 감염된다.  수혈이나 무분별한 성적인 접촉, 혈액을 이용한 의약품,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 소독되지 않은 침의 사용, 피어싱, 문신을 새기는 과정 등에서 감염될 수 있다.
 
이러한 경로로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가 혈액 내로 침입한 후 주로 간세포 속에 자리 잡으며, 우리 몸은 이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들이 파괴되면서 간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성인이 B형 간염에 걸린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균형있는 영양분을 섭취하면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급․만성 간염이 유발되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나 페그인터페론의 사용이 필요할 수 있고, 심각한 경우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해 간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제거되는 경우가 연간 1% 미만으로 매우 드물며, 한번 감염되면 대부분이 만성 C형 간염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경우 B형간염과 마찬가지로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종(간암)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는 “C형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고 감염된 혈액으로 전파되므로 일상생활에서 감염을 예방하려면 손톱깎이, 칫솔, 면도기 등 개인용품을 공동으로 사용하지 말고  불법적인 침술이나 소독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한 문신, 피어싱 시술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저널(Journal of Medical Virology)'의 지면 발행에 앞서 2013년 1월 온라인에 먼저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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