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간이식 영역 확장시킬 발판 마련

고려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김동식 교수가 지난 8일 기증자와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에게 간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수술을 받은 환자는 50대 남성으로 간암과 B형간염을 갖고 지난해 6월 고려대병원에 방문했다. 환자의 간 상태는 좋지 않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이식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의료진은 환자 가족을 중심으로 이식환자를 찾기 시작했다. 환자의 형제들 중 혈액형이 맞는 기증자가 있어 검사를 했지만 간이 너무 작거나 간수치가 높아 이식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건강하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 아들의 간을 이식하기로 의료진은 결정했다.
 
일반적으로는 기증자와 수혜자간 수혈이 가능한 혈액형일 경우에 한해 간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혈액형이 부적합한 경우에는 수혜자의 몸에 존재하는 항체가 거부반응을 일으켜 심할 경우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증자의 혈액형에 대한 항체를 없애는 과정을 수술 전에 마쳐야한다.
 
먼저 일반적인 간이식수술에 대한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돼야하며 소화기내과, 마취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신장내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기증자의 항체를 없애기 위한 시술인 혈장교환술 및 거부 반응의 위험을 감시하기 위한 각종 검사들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필요하다.
 
특히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거치기 전에 무엇보다 적절한 적응증을 가진 환자를 선정하고, 수술 후에도 이식받은 환자의 간에 항체가 생기진 않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면밀한 검사와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수술을 위해 의료진은 항체제거와 합병증의 유무를 검사하기 위한 검사와 여러 시술을 2주간 진행했다.
 
의료진의 노력 끝에 지난 2월 13일 환자는 B형인 아들로부터 간이식수술을 받고 지난달 21일 퇴원할 수 있게됐다.
 
김동식 교수는 “이번 혈액형불일치 간이식 수술성공은 고려대병원의 이식관련 진료 역량을 보여주는 하나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혈액형불일치 간이식외에도 소아간이식, 분할 간이식 등 점차 영역을 확대시켜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병원은 2009년부터 간이식에서의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으며 간이식뿐만 아니라 신장이식, 췌장이식, 심장이식 등에서도 장기이식센터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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