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학회, 첫 성경험 전후 발암성 HPV 예방 필수

성경험이 있는 여대생들은 질과 자궁에 이상증상이 발생해도 방치하거나 임의로 약을 사먹어 증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김장흡)는 최근 서울지역 여대생 503명을 대상으로 자궁건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주로 성경험을 통해 감염되는데,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암이 발병할 수 있다.
 
성경험 대부분 20~21세 시작, 이 중 40%는 자궁∙질 관련 질환 치료 경험
대한산부인과학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대생 10명 중 1명(11.3%)은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첫 성경험 연령은 20세가 33.3%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21세(24.6%), 22·23세(각각 12.3%), 19세(8.8%), 18·24세(각각 3.5%), 25세(1.8%) 순이었다.
 
대학입학, 성년을 맞이한 직후인 20~21세에 첫 성경험을 한 여대생이 과반수(58%)로 가장 많았다.
 
성경험이 있는 여대생의 40%는 질염, 비정상적인 냉,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증, 비정상적 질출혈 등의 증상으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성경험 연령 전후로 자궁건강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궁∙질 이상증상 있어도 대부분 그냥 방치, 평균 재발 횟수 5.1회
19~25세 여성이 자궁 건강을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질이나 자궁에 이상증상이 있어도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임의로 약을 사먹다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상당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여대생 503명에게 자궁∙질 관련 이상증상 경험 여부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여대생 10명 중 7명은 자궁이나 질 관련 이상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한 증상으로는 심한 월경통이나 비정상적인 생리주기 문제가 가장 흔했으나(62%), 자궁 또는 질 염증이나 감염의 징후로 볼 수 있는 비정상적인 냉과 출혈, 냄새, 가려움증과 같은 직접적인 증상을 경험한 경우도 전체 응답자의 23%(114명)에 달했다.
 
문제는 증상을 경험해도 대부분은 병원에 가지 않고 방치해 자궁경부암을 포함한 부인과 질환을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냉, 출혈, 냄새, 가려움과 같은 직접적인 질환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114명의 여대생 중 대부분(80.7%)은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에 대해 상담 받거나 진료받지 않고 방치했다고 답했다. 또한 병원에 가지 않고 방치했던 여성(92명 중)의 27%(25명)는 이후 같은 증상 재발을 경험했다.
 
질환 증상 경험 여대생의 평균 재발 횟수는 5.1회였으며, 80%(92명)은 3회 이상 반복적으로 증상 재발을 경험했고, 5회 이상은 48%(52명), 10회 이상 계속 반복적으로 문제를 경험했다고 답한 경우도 25%에 달했다.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교수(산부인과)는 “인유두종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한 자궁, 질 이상 증상은 한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재감염으로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주로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20대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므로 젊은 여성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HPV 감염은 대개 2년 내에 90% 정도가 자연 소멸되지만, 일부 환자에서 12개월 이상 감염이 지속되면 자궁경부 상피내종양을 거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발암성 HPV인 경우 지속적인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에 걸쳐 두 번째로 흔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호발하는 부임암 중 하나이다.
 
매년 4000여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새롭게 진단되고, 하루 평균 약 3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조사대상 여대생 20명 중 1명(5%, 27명)꼴로 주변에 자궁경부암을 경험한 지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사대상 여대생의 약 절반 가량은 본인의 자궁건강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으며, 자궁질환에 가장 걱정되는 때에 대해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랫배나 자궁근처 통증을 느낄 때(60.8%), 생리 때가 아닌데 하혈이 있을 때(22.4%) 등을 주로 꼽았다. 다음으로 산부인과 질환으로 고생한 후(9%), 성관계 후 (3%) 순이었다.
 
윤주희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교수(산부인과)는 “자궁경부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고, 암이 진행되는 경우 주요 자각증세인 질출혈 및 성관계 후 출혈, 냉대하, 요통 및 복통 등의 자각증세를 호소할 수 있으며, 진행암의 경우 생존율이 조기암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에 자궁경부암의 조기 진단 및 더 나아가 성경험 있기 전부터 자궁경부암에 대한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 선암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에게서 호발할 수 있고, 조기진단이 일반적인 편평세포암보다는 어려울 수 있어 효과적인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백신으로 자궁경부암 93%까지 예방, 매년 정기검진과 함께하면 자궁경부암 근절도 가능
자궁경부암은 매년 정기검진과 예방접종을 통해 100% 예방도 가능한 암이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는15가지 유형으로 밝혀졌다.
 
자궁경부암은 크게 편평세포암과과 선세포암(또는 선암)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선암은 재발을 잘 하고 환자 생존에 미치는 위험도가 높다. 자궁경부암 선암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HPV 유형은18형( 54.2%), HPV 16형(44.1%), HPV 45형(3.4%) 순이다.
 
윤 교수는 “현재 나와있는 두 가지 종류의 백신 모두 젊은 여성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 16, 18형을 거의 100% 예방할 수 있고, 45형에 대해서도 2가 백신의 경우 거의 100% 예방한다는 보고가 있다”며, “기존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가 16, 18형에 의하여 발생하므로 백신접종으로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그는 “최근 2가 백신의 경우 HPV 유형에 상관없이 전체 자궁경부암 전 단계(CIN 3 이상)를 93%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어, 향후 더 많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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