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덕양보(陰德陽報).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재상이던 손숙오가 어렸을 때 일이다. 어느 날 손숙오는 밖에서 놀다가 머리가 둘 달린 뱀을 보고 이를 죽여서 땅에 묻어 버렸다. 그러나 손숙오는 집으로 돌아와 끼니를 거르며 고민했다. 이를 이상히 여긴 어머니가 그 까닭을 물었다.

손숙오는 울면서 “머리 둘 달린 뱀을 본 사람은 죽는다고 들었습니다. 아까 그걸 보았습니다. 머지않아 나는 죽어 어머니 곁을 떠날 것입니다. 그것이 걱정됩니다”고 했다.

어머니는 “그 뱀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손숙오는 “또 다른 사람이 볼까봐 죽여서 묻어 버렸습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남모르게 덕행을 쌓은 사람은 그 보답을 받는다고 들었다. 네가 뱀을 죽인 것은 음덕이니, 그 보답으로 너는 죽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어머니의 말대로 그는 훗날 초나라 재상이 되었다. 남몰래 덕을 베푼 것이 결국 하늘이 알아주어 손숙오에게 더 큰 보답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지난 16일 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세월호 침몰 사건이 터졌다. 실종학생 가족을 비롯한 수많은 사고 관계자들이 일주일 가까이 쪽잠을 자며 애타게 구조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CJ헬스케어 직원들은 진도 현장에 달려가 3일 동안 의약품 지원과 급식 지원을 펼쳤다.

게다가 단순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질적 베품’이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거듭된 구조난항으로 심신이 미약해질 대로 미약해진 실종자 가족과 관계자들에게 진통제, 소화제 등을 전달한 것뿐만 아니라 CJ직원들은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주먹밥을 손수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는 등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배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제약협회가 회원사로부터 의약품을 모아 전달한데다, 이번 참사가 워낙 비극적인 사건인 만큼 오히려 알리는 것이 누가 되진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자체가 기업PR의 도구가 된 이 시대에 조용히 음덕(陰德)을 실천한 모범이 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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