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이기원 교수-세계인정 30대 젊은 과학자

 
“우리나라 고유의 채소 과일 등 천연식품과 향신료 한약재 등 기능성 소재들도 세계적 연구를 통해 그 작용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인정받아야만 과학적 신뢰가 쌓이고 세계적 바이오 원천기술로 연결된다”

국내 30대 젊은 과학자가 세계적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생 식물과 천연물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전통적 약리작용의 과학적 규명을 통해 세계 생명공학계를 놀라게 하는 연구 성과를 잇따라 발표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건국대 생명공학과 이기원 교수(37세).

이기원 교수는 최근 천연식품 속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s,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의 총칭)의  암 예방 분자기전을 새롭게 규명해 암 연구 분야 세계 저명 과학자들의 ‘총설(review)’연구논문만 싣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리뷰(Nature Review Cancer)’에 총설(叢說.review) 논문을 게재했다.

그동안 학설로는 파이토케미컬이 가지는 다양한 생리활성이 주로 항산화 작용을 통한 세포손상 보호 효과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 교수는 연구를 통해 염증 등 만성질환의 발생 과정에 중요한 특정 신호전달 단백질의 활성을 파이토케미컬이 직접 결합해 조절함으로써 질병 예방 및 치료 효능을 가질 수 있음을 규명했다.

즉 파이토케미컬이 어떤 분자표적에 관여하는가에 따라 세포 내 신호전달과 그에 따른 질병 발생과정이 조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동안 건국대에서 약리작용을 갖는 파이토케미컬의 분자표적을 규명하는 연구를 통해 미국암학회 권위지인‘암 연구 (Cancer Research)’에만 표지논문(2010년 9월호)을 비롯한 9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최근 4년간 81 편의 SCI 논문을 발표했으며,  미래 바이오산업의 핵심 분야인 천연물 기능성소재 개발 분야에 세계적으로 앞선 수준의 연구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교수는“예를 들어 양배추가 위(胃)에 좋고, 생강이 몸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런 천연물들이 어떤 분자기전과 작용을 통해 기능을 발휘하는지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야만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아무리 건강에 좋고 몸에 도움이 된다는 물질도 과학적 근거가 분명하지 않으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몸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건강에 좋은 물질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분명하게 하고 이를 연구해 세계적 인정을 받아야 우리가 개발한 물질이 오래가고 세계적인 것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석박사 과정과 미국 미네소타대 호멜(Hormel)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서울대 종합약학연구소 선인연구원을 역임한 이 교수는 건국대 특성화학부에서 야채와 과일, 한방약재 등 우리나라 고유의 천연식품과 기능성 소재의 약리작용과 분자기전 규명에 관한 세계적 연구를 통해 천연물 의약품에 적용할 세계적 원천기술개발과 전통적 약리작용의 과학적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그가 지난해 발표한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의 암 발생 촉진 분자기전 규명은 캡사이신과 암세포 발생의 관련성을 다룬 세계 최초의 연구이기도 했다.

이 교수는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이 같은 연구력을 인정받아 2009년 건국대 전체 1,100명 교수 중 최근 2년간 연구 업적 평가 1위 교수에게 수여하는‘건국학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목표는‘세계가 인정하는 천연물 의약품에 적용할 원천기술 확보’다. 그의 연구주제는 동양적 전통소재 천연물로 천연화합물의 약리작용이 어떤 질병의 어떤 단백질과 결합하는 지를 규명해 장기적으로 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약이나 기능성식품 화장품 등의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 독일 프랑스의 세계적 연구그룹과 공동연구를 파이토케미컬과 표적 단백질과의 세포 내 상호작용 규명을 위해 화학유전체학, 컴퓨터 모델링, 생물정보학, 세포 내 단백질 변화 분석법 등의 첨단융합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약리 작용을 가지고 있는 천연물 유래 파이토케미컬이 가지는 암 예방, 대사성질환 예방, 피부미용개선, 뇌 기억력 개선 효능을 설명할 수 있는 분자표적을 발굴, 이를 통한 표적지향형 기능성 신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번 총설논문에서 이 교수는 전통의학기반의 천연물 유래 파이토케미컬을 최신 과학기술과 접목하여 천연물 기능성소재 개발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건강유지 및 장수를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있어서 특정 질병에 좋은 식품 또는 천연물질들의 효능을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증명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파이토케미컬은 신약, 건강기능식품, 기능성화장품 등 바이오산업 분야 핵심소재로서 이용되고 있지만, 대다수의 연구가 효능검증 수준에 머무르면서 글로벌 소재로 개발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합성신약 개발에 있어서 자본 및 인력이 부족한 반면에 동의보감을 비롯한 전통한의학에 기반을 두어 임상적으로 효능이 입증된 천연물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여기에 첨단융합기술을 결합하여 천연물신약, 건강기능식품, 기능성화장품으로 개발한다면 글로벌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세계수준의 연구소사업(WCI: World Class Institute)과 기초 연구실 육성사업(BRL), 건국대 BK21사업단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견연구자지원사업(전략연구)의 연구책임자로 선정돼‘고기능성 식물유래화합물 생물전환 기술개발’연구에 5년간 25억을 지원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채소나 과일 등에 함유된 여러 성분들의 자체 기능을 증강시키기 위해 화합물의 구조 변형을 통해 기능성을 높이는 연구다.

이 교수는“인삼이 홍삼으로 바뀌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약간의 열처리로 인삼의 분자구조가 바뀌면서 인삼의 약효 성분이 월등히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공동연구를 통해 외국기관과 외국 과학자들이 국내 연구를 검증함으로써 연구수준이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후속연구를 통해 국내 연구가 세계적 인정을 받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그동안 우리가 전통적으로 바르고 먹고 쓰는 약재들의 기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고 이를 외국인도 쓰고 연구하게 되고 그래야 이런 천연식품에서 만들어낸 바이오 제품들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의 전공은 천연물 기능유전체학. 이는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들을 조절할 수 있는 천연물과 기능성물질들을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산업에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다.

인삼이나 감초 등 전통의학에서 활용했던 한방소재의 주요 유효물질을 화학유전체와 결합시킨 기능성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성과들은 기초연구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내의 여러 대기업들과의 협력으로 전통소재를 식품이나 화장품, 천연의약품 등에 접목시켜 이를 산업화하고 제품화 단계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이렇게 개발한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이 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현재 하고 있는 연구를 지속하며 함께 하는 학생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생각이다.

이 교수는“전자나 기계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도 일등기업을 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 바이오 분야에서는 갈 길이 남아 있어요. 최근 들어 우수한 학생들이 생명공학과에 많이 진학하고 있는데, 그들이 연구면 연구, 마케팅이면 마케팅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며“전 세계 인구 가운데 30억이 아시아에 몰려 있고 머지않아 중국, 인도 등 아시아에서 바이오 분야 리딩 기업이 생겨날 것이고, 식물유래 화합물과 천연물질 개발의 원천기술과 노하우를 가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바이오분야에서 글로벌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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