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질환…정기적인 검사 최선

오는 10일은 국제신장학회(ISN)와 국제신장재단연맹(IFKF)이 콩팥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공동 제정한 ‘세계 콩팥의 날’이다.

미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 9명 중 1명 꼴인 2,000만 명이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으며, 또 다른 2,000만 명은 신질환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콩팥질환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며 10년 내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콩팥 관련 질환은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해 MEDI-CHECK 한국건강관리협회 서부지부 건강증진의원(원장 이대일)의 도움을 받아 알아봤다.

◆ 콩팥 기능
콩팥은 복부 뒤쪽, 척추를 사이에 두고 좌우에 주먹만한 크기의 강낭콩처럼 생긴 장기로, 혈액 속에 있는 노폐물을 걸러주고 혈압을 조절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또 수분이나 나트륨의 배설양을 조절해서 항상 일정한 수분을 조절한다.

콩팥에는 모세혈관이 마치 둥근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데 이를 사구체라 한다. 사구체는 일종의 소변 공장으로 혈액이 사구체를 통과하면서 노폐물 등이 여과돼 소변이 된다.

사구체는 약 200만개나 되는데 절반이상이 없어져도 소변을 만드는데 큰 지장이 없으며 콩팥의 60~70%가 망가지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침묵의 장기다.

◆ 만성 콩팥병

사구체가 많이 파괴돼 콩팥 기능이 정상보다 크게 떨어진 경우인데 콩팥과 관련해서 가장 경계해야 할 질환이다.

서서히 망가져 몸 속 독소가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다 결국 생명을 잃게 된다.

만성 콩팥병은 ‘소리 없는 질환’으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게 지나치기가 일쑤다.

흔히 몸이 붓거나 무기력감, 혈압 상승,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증상이 막연하다 보니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높은 혈압, 당뇨병과 사구체신염인데, 전체 환자의 70% 이상이 고혈압과 당뇨병 때문이다. 당뇨병은 만성 콩팥병의 발생 위험을 3배 정도 증가시킨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심장 발작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확률도 일반인에 비해 10배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콩팥질환자들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콩팥 기능이 감소한 것을 모르고 지내므로 콩팥병이 잘 발생하는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들은 매년 콩팥의 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비만한 사람, 50세 이상의 성인, 콩팥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가족 역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예방 및 전망

혈압이나 소변, 혈액 검사 등 간단한 검사로도 콩팥 질환을 조기에 알아낼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검사가 크레아티닌을 측정하는 혈액검사다.

크레아티닌은 체내근육이 대사돼 생기는 대사산물인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 근육은 일정한 양이 대사되고 또 그만큼 새로 생겨난다. 근육은 근육단백으로 이뤄졌고 그 단백이 대사되면서 크레아티닌이 생긴다. 이 크레아티닌이 콩팥기능을 알려주는 길잡이 노릇을 한다.

크레아티닌은 음식이나 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체내근육에서만 만들어지므로 양이 일정한 안정적인 물질이며, 콩팥을 통해 100% 배설된다.

콩팥기능이 나빠져서 사구체의 여과기능이 떨어지면 크레아티닌은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하기 때문에 혈액 내에 쌓일 수 밖에 없다. 콩팥기능이 나빠질수록 혈중 크레아티닌은 상승하게 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이대일 원장은 “이런 간단한 검사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할 경우 말기신부전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며 “만성 콩팥병의 합병증인 심장발작이나 뇌졸중의 발생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원장은 “높은 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적절한 혈압 조절 약물을 복용하고, 철저하게 당뇨 관리를 하는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게 최선이다”며 “금연과 함께 되도록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 단백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콩팥에 독이 될 수 있으므로 균형있는 식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만성 콩팥병이 의심되는 주요 증상

▲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다.
▲ 집중력이 떨어진다.
▲ 식욕이 저하된다.
▲ 잠을 제대로 못 잔다.
▲ 밤에 쥐가 잘 난다.
▲ 발과 발목이 잘 붓는다.
▲ 아침에 눈이 푸석푸석하다.
▲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
▲ 소변을 자주 보고, 특히 밤에 심해진다.

◆ 식사요법

▲ 하루 권장 열량에 맞도록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 단백질 섭취량은 신장 기능에 따라 적절히 조절한다.
▲ 채소는 가능한한 익혀서 먹는다.
▲ 짠 음식을 제한한다.
▲ 적정량의 수분을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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