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남는 약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 찾아봐야

집안의 서랍을 열어보면 여기저기 눈에 띄는 것이 먹다 남은 약이다. 감기, 설사 등 자주 걸리는 질환에 못 이겨 가까운 동네 의원에 갖다오면서 의사 처방대로 약국에서 3일치를 사온 것들이다.

대부분 한두번 식전후에 먹고 귀찮아서, 또는 잊어먹고 내버려 둔 게 책상 서랍, 협탁 등에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이건 한집 사정만은 아닐 것이다. 집집마다 먹다 남아서 쟁여둔 약봉지들이 부지기수이며, 이를 정부 방침대로 약국에 일일이 되가져다주는 사람들은 드문 것도 사실이다.

환경부는 최근 약국에 보관 중인 가정 내 폐의약품을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수거해 가는 등 처리절차가 간소화됐다.

환경부의 이번 폐의약품 수거절차 개선은 그동안 약국을 통해 별도로 배출하도록 안내하고 있는 폐의약품 수거 과정에서 거점 보관 장소인 보건소에 폐의약품이 적체되는 등 문제가 제기돼 왔었는데,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가 약국을 직접 방문해 보관 중인 폐의약품을 월 1회 이상 직접 수거하도록 체계를 단순화시킨 것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약국 등에 모아둔 폐의약품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집에 나뒹굴고 있는 폐의약품들을 약국으로 모아지게 하는 것이리라.

정부는 ‘먹다 남은 약은 약국으로 가져오세요. 약을 함부로 버리면 독이 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가정 내 폐의약품이 약국으로 회수되도록 정책홍보를 해왔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인상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환경부가 다시 나서서 가정내 폐의약품이 약국으로 원활하게 회수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차제에 폐의약품이 가능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도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의.약 분업이 시행되기 전처럼 환자의 요구에 따라 하루분, 또는 이틀분의 약을 지어주게 하는 처방관행을 다시 부활시켜보는 것 말이다. 물론 제약업계, 유통 및 판매업, 약국 등 모두가 매출액 감소라는 희생이 뒤따르겠지만 전체 사회적 비용을 감안해 한 번 고려해 봄직한 사항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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