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하면 된다’는 신화가 바이오 분야에서도 통할까. 글로벌 바이오‧제약강국을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 오고 있는 국내 바이오 업계가 삼성의 새로운 경영 로드맵을 주시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성공신화를 일궈온 삼성은 신수종사업(新樹種事業)의 한 축으로 바이오의약품을 혁신 창조의 타깃으로 정해놓고 있다. 삼성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사업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주력사업이 '반도체'였다면 경영권 승계의 종막 퍼즐 맞추기를 앞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또 하나의 핵심사업은 바이오의약품으로 집약된다는 분석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플랜트 확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서 지난 21일 제3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은 총 85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인 18만 리터의 바이오 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오는 2017년까지 공장건설을 완료하고 다음해인 2018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2020년 (바이오업계) 위탁생산 기업 중 원가 경쟁력, 공기 단축 경쟁력, 품질 경쟁력 톱이 되겠다"고 미래 청사진을 내비쳤다.

현재 가동 중인 제1 공장(3만ℓ)과 내년 상반기 가동 예정인 2공장(15만ℓ)을 더하면 제 3 공장과 함께 삼성은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年産) 36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업체 관계자들은 2018년 시장점유율이 32%로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매출 2조원 돌파와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핵심사업은 IT이지만, 내심 키우려고 하는 사업은 바이오"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대표적 B2B사업 영역인 의료기기 사업 역시 최근 사장단 인사와 맞물려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삼성은 의료기기사업 부문에 최근 몇 년 새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고, 최근엔 전동수 전 삼성SDS 사장을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위촉해 미래 신수익원으로서 부각시키는 역할을 맡게 했다.

문제는 삼성의 의료, 바이오 분야에서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과연 국내 업계에 어떤 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이다. 독야청청(獨也靑靑)하는 거대 소나무처럼 홀로서 독불장군되어 잘 나간다면 그건 국내 전체 의료, 바이오생태계에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것이다.

삼성의 성장을 통해 그 전후방파급효과와 낙수효과(落水效果, trickle down effect)가 국내 업계 전반에 확장돼 의료, 바이오 생태계가 ‘조화로운 숲’의 모습으로 가꿔 나가지는 형태가 돼야 할 것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이 그러듯 삼성의 바이오분야 드라이브를 통해 상생, 상보(相補)가 이뤄져 잘되는 곳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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