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시절은 한창 신체활동이 왕성하고 성장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시기다. 인생의 건강 지도가 형성되는 중차대한 때인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가운데 운동도 틈틈이 해야 하고 먹는 것 자는 것도 충분하게 이뤄져야 한다. 바쁜 와중에 휴식과 여가 시간도 넉넉하게 가져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우리 중고교생들의 건강 현주소는 전혀 그렇지 않는 것 같다. 중고교 학생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이 수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여학생은 10명 가운데 9명이 생리 불순을 겪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10명 중 3명은 학교 수업과 학원 수강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고 답했다.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공부가 우선시 되면서 아파도 병원에도 못 간다면 문제는 자못 심각하다.

경기도한의사회는 성남시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의사 교의(校醫) 활동 성과를 분석하면서 중고생 9584명을 대상으로 건강실태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34.7%는 수면에 불편에 불편을 느끼고 있으며 그 외에는 피부(29.6%), 배변(23.6%) 등의 항목에서 불편하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한다. 배변 항목에서는 응답자의 70%는 설사가 거의 없었으나 14%는 시험기간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난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질병 조사에서는 여학생의 89.9%가 생리불순을 호소했으며 그 외에 불편함을 느끼는 항목으로 뒷목 및 어깨 통증(62.5%), 비염(43.6%), 요통(42.2%) 등이 높은 비율로 조사됐다. ‘학교나 학원 수업이 많아서 아파도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는 응답도 31.1%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놓고 성남시한의사회는 "중고생 상당수가 여러 통증과 불편을 호소하고 있어 적절한 건강관리와 의료적 처지가 필요하지만 시간 부족 등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제약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있다.’ 이는 몸이 온전해야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입시 지옥을 향해 우리 중고생들이 각고의 행진을 하면서 자기 몸 하나 돌볼 틈이 없다는 것은 안쓰러운 일이다. 이제 어른들이 나서서 우리 학생들에게 건강과 학업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혜안(慧眼)을 제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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