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가 지나고 선선한 기운이 감돌려고 하는 매년 이때쯤이면 여름 내내 싱싱한 회를 먹고 싶어 참아왔던 식욕이 동하면서 횟집으로 발길을 옮기는 수가 많다. 그런데 잘 먹었던 회가 동티가 나 뜻하지 않게 비브리오패혈증이라는 무서운 질환에 감염될 수 있다.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려 체력이 약해지면서 면역력까지 고갈된 상태에서 몸보신으로 달게 먹은 활어회가 자칫 저승사자로 돌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술과 담배로 간이 약해졌거나 평소 간에 유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 비브리오패혈증에 노출되기 싶다고 의사들은 경고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바닷물 속에 사는 비브리오균은 오염된 바다의 해산물을 날것 또는 제대로 익히지 않은 채 먹으면 장염이나 패혈증 등의 질환을 일으킨다. 오염된 바다에서 수영하다 상처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조리과정에서 감염된 도마와 칼 등 조리도구와 조리하는 사람의 손에 의해 2차 오염된 식품을 먹을 때도 생길 수 있다. 장염 비브리오균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와 복부 경련, 미열, 오한을 동반한 위장염, 설사 등을 일으킨다. 특히 패혈증 비브리오균 감염 환자의 사망률은 40~50% 정도로 매우 높다고 한다.

시의적절하게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름철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며 안전한 수산물 섭취를 당부하고 나섰다. 식약처는 비브리오패혈증 환자의 66%는 8∼9월에 발생한다고 하면서 어패류를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 먹고 횟감용 칼과 도마를 따로 구분해 사용하는 등 비브리오패혈증 예방법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식약처는 또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하려면 어패류 구입 후 바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 어패류는 먹기 전 수돗물로 2∼3회 씻고 조리기구는 열탕 소독 등으로 2차 오염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 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비브리오패혈증에 일단 걸리면 감염자의 절반가량이 목숨을 위협받는다고 하니 각별한 주의가 요하는 시점이다. 특히 간질환 환자, 알코올중독자, 당뇨병·폐결핵 환자 같은 고위험군이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리면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의료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어 해당되는 이들은 이런 경고에 더욱 귀를 기울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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