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병원 직원 등 의료관련종사자들이 마약류에 손을 대 급기야 목숨까지 잃는 등 불상사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어 의료계의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의료인들은 소중한 사람의 생명을 다루니만큼 그에 따른 업무적 스트레스가 과중한데다 마약류에 대한 접근이 일반인보다 쉬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마약성 약물을 접한 의료인은 사용 후 느낀 경험 탓에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약품을 찾게 되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당국은 의료기관의 마약류 의약품 관리 체계에 대한 교육 및 점검 강화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사전안전장치를 더욱 철저히 시행해 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2012년 발표한 ‘프로포폴 투여와 관련된 사망에 대한 법의학적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1년 기간에 걸쳐서 국과수가 부검한 프로포폴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의료인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이 기간 프로포폴 중독으로 숨진 36명 가운데 의사 4명, 간호사·간호조무사 9명, 병원 직원 2명 등 15명(41.7%)을 의료계 종사자로 집계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몇몇 사례를 보면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성형외과 간호조무사가 환각 상태로 발견돼 경찰에 입건됐다.

광주에서는 지난 5월 간호사가 병실에서 환자에게 처방된 무통주사액 일부를 빼내 자신의 팔에 주사하다가 인기척에 깬 환자에게 들켰다. 이 간호사는 무통주사액을 호기심에 처음 투약하고 나서 수차례에 걸쳐 입원 환자에게 처방된 약물을 빼돌렸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또 8월에는 한 병원 수술실에서 간호조무사가 팔에 수액주사 바늘을 꽂고 숨져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했는데, 시신 주변에는 마약류 의약품 펜토탈소디움 0.5㎖들이 빈 병 2개가 있었다.

의료기관에서 쓰는 프로포폴·펜토탈소디움 등 마약류 마취제는 마약류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리·감독이 엄격하다.

다중 잠금장치를 갖춘 철제시설물에 약품을 보관하고 재고량과 사용자 인적사항을 기록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외부인에 대한 통제는 비교적 가능한 반면 내부 관계자들의 유출과 불법 사용은 자체 관리감독체계가 엄격하게 수립돼 있지 않으면 자칫 관리가 해이해지기 쉽다.

이런 연유로 외부보다는 내부적으로 허술한 약품 관리체계가 이 같은 마약류 유출 범죄를 방치하는 면도 없지 않다 하겠다.

의료인들의 마약관련 사고가 줄어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들 마약류 의약품의 유·출입과 관련한 실시간 점검 및 보고 등 관리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해당 마약류의 의약품 직·간접 취급자들을 대상으로 한 집중 교육 등 사전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보다 엄격하고 강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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