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인간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국내에서 한 해 4000여 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900여 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의료계에서는 보고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어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매년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무료로 자궁경부암 백신(2회)을 맞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에 해당하는 2003∼2004년 출생 여성 청소년이 1차 접종 대상이었고, 올해는 2004∼2005년생이 대상이다.

이처럼 보건당국이 작년부터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접종 대상인 2004년생 여성청소년 접종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4년에 태어난 여성청소년 22만8000명이 접종 대상인데 이들의 전국 평균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률(1차 접종 기준)은 46.6%다. 저조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전국 255개 보건소 관할 지역의 접종률을 살펴보면, 전남 곡성군이 86.3%로 가장 높았고 반면 접종률이 낮은 지역은 제주 서귀포(동부) 28.9% 경북 영덕군 29.9% 등이었다.

보건당국은 작년 6월부터 여성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지원과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의료인과의 건강 상담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제공하는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홍보활동에 나서는 등 애를 써오고 있다. 질본의 분석 결과 곡성군의 경우 보건당국과 교육청이 협업 체계를 갖춰 접종대상자 명단을 학교에 통보하고,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 등으로 접종을 독려하고 있어 높은 접종률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0%에 못 미치는 예방 접종률과 관련해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이상반응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된 반면 접종의 암 예방 효과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부 보호자들이 접종을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무료접종이 지난해 6월 20일부터 시행되어 이를 몰랐던 보호자가 많아 지난해 접종률은 50% 수준에 그쳤으나, 올해는 보다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를 통해 대상자의 70%이상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대상자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하므로, 교육당국의 학생 및 학부모에 대한 올바른 정보전달과 접종 독려 등 협력이 보호자의 예방접종 인식 개선으로 접종 실천을 이끌어내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의 지적처럼 저조한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보건 및 교육당국을 비롯한 정부 노력, 홍보와 함께 학부모와 학생들의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하겠다. 우리 여성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다시 한 번 접종률 제고에 모두들 신경을 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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