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올라가면서 반소매 차림과 짧은 바지를 챙겨 입은 젊은이가 늘면서 몸에 새겨 넣은 문신이 자주 눈에 띈다. 종아리에 예쁘게 돌핀 문양을 새긴 여성에서부터 양팔 전체를 덮고 있는 용과 잉어문신을 한 사내까지 눈길을 잡아챈다. 문신, 타투가 이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문신은 대중목욕탕에서나 볼 수 있는 특정 직업을 가진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나 이젠 남성은 물론 여성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지고 있다.

문신은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집단 C형 간염 환자 발생 때 의료계에 관심을 일으켰다. 문신 시술이 출혈을 유발하는데다 염료가 진피층까지도 침투하기 때문이다. C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심하면 간경변증 ·간암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는 불법 문신이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미용 목적의 문신을 한 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 대부분(10명 중 9명)이 병원이 아닌 불법 업소 등에서 시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 문신 경험자 중 80% 이상은 시술 시 제대로 된 감염 예방조치를 받지 못했거나 감염예방 조치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답했다.

1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광주 기독간호대 김세영 교수가 호남 거주 20∼50대 여성 396명을 대상으로 문신 시술과 관련한 위생관념 ·인식도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8%가 ‘미용문신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병원에서 제대로 시술을 받았다고 답한 사람은 극소수인 6.9%에 불과했다.

문신을 새겨 넣은 여성 가운데 74.7%는 문신시술소, 18.5%는 방문시술자에게 시술받은 것으로 조사돼 10명 중 9명은 무면허 의료행위자에게 불법 미용문신 시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용문신을 한 여성이 병원 대신 불법 시술소를 찾은 주된 이유는 ‘저렴한 가격’(27%)이었고 뒤를 이어 ‘문신 시술 병원을 찾기 힘들어’(24.3%), ‘병원보다 예쁘게 한다고 생각돼’(21.7%)란 응답이었다.

미용문신 시술 시 시술자가 감염예방을 위한 조치를 행했는지를 묻는 질문엔 53.9%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27.6%는 감염 예방 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이번 조사연구를 주도한 김세영 교수는 “미용문신 시술을 할 때 소독되지 않은 바늘을 쓰든지, 염료를 재사용하거나 비위생적인 기구를 쓰면 감염 등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용문신이 늘면서 이로 인한 각종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하겠다. 문신을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과감하게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자칫하다 B형 간염 ·C형 간염 ·에이즈와 같은 심각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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