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 몸의 수문장이라고 한다. 간은 영양분의 대사와 저장, 단백질과 지질의 합성, 면역 조절 등 정상적인 신체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생화학적 대사 기능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인체의 독소를 제거하고 몸에 생긴 독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의들의 설명에 따르면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간염은 간경화와 간암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다. 간염은 발병 초기에는 피로감과 두통을 동반한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를 방치해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간경화나 간암과 같이 치명적인 간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간염은 A형, B형, C형 간염이다. A형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지 않고 한 번 앓고 나면 면역이 생겨서 재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B형, C형은 만성 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B형 간염은 유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전염이 아닌 ‘감염’으로 증세가 나타난다.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데, 아이를 출산할 때 산모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일 경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C형 간염도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비위생적인 주사바늘, 면도기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C형 간염에 감염될 경우, 오한과 발열 등 독감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며, 황달 등의 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C형 간염은 A형, B형 간염과 달리 아직까지 백신이 없어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는데다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게다가 만성화 확률이 매우 높아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빠른 치료가 필요한데 자칫 비싼 약가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는 환자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C형 간염 환자 중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6명 중 4명은 비싼 약가에 부담을 이유를 들어 치료비용 부담 감소에 대한 제도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간사랑동우회가 국내 C형 간염 치료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치료 환경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동우회 회원 213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8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213명 중 C형 간염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환자는 170명이었으며 치료제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10명 중 8명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고가의 치료제에 대한 경제적 부담과 치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환자가 많았으며 실제 치료 실패를 경험한 환자도 22%로 확인되어 여전히 치료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 결과 현재 C형 간염 약값은 12주 치료 기준 1092만원~2500만원, 24주 기준 865만원 수준으로 이중 환자 부담은 30% 수준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환자는 2.3%에 불과해 대부분의 환자가 비싼 약가로 인해 치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C형 간염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이 해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높은 환자 부담금을 줄여줘야 하는 정책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정부의 이에 대한 보장성 확대가 적극 논의돼야할 시점이라는 의미다.

 

저작권자 © 닥터더블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